사회 사건·사고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인 휴대폰 뺏고 일시키고..남편이 찾으니 '오리발' 내민 부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4 14:15

수정 2023.08.04 14:15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장기 실종 중증 지적장애인을 신고 없이 보호하고 노동력을 착취한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4일 전북경찰청은 장애인복지법,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남편 A씨(39)를 구속하고 아내 B씨(34)를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향인 완주군에서 C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로 지난 2018년 5월 장애를 앓는 C씨가 경찰에 실종신고 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들은 C씨를 대구로 데려가 가사노동을 시키고 그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가 C씨를 데리고 간 뒤 소재를 알 수 없게 되자 C씨의 남편이 경찰에 신고했다.


C씨 남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탐문수사 과정에서 부부에게 C씨의 행방을 물었으나 이들은 "C씨는 전주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자 심리적 압박을 느낀 A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약 5년 만에 C씨의 행방이 확인된 것이다.

조사 결과 C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맞지 못하고 휴대전화도 없는 상태로 외부와 격리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C씨는 장애인 연금 수당도 받지 못한 채 부부의 아이 3명을 돌보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C씨는 자신이 피해자인 줄 모르고 피해 사실을 정확히 진술하지도 못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사해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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