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3000명 참가한 새만금잼버리, 윤 정부 최대 국제행사
폭염에 운영 미흡까지 겹쳐, 영국과 미국 등 철수 국가 나와
152개국 남은 일정 진행하기로 결정해 대회 중단 사태 막아
폭염에 운영 미흡까지 겹쳐, 영국과 미국 등 철수 국가 나와
152개국 남은 일정 진행하기로 결정해 대회 중단 사태 막아
【파이낸셜뉴스 부안=강인 기자】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가 돼야 할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혼란과 갈등을 양산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시작해 오는 12일 끝나는 잼버리는 6일 일정 절반을 지나며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 기간 잼버리 야영장은 평화롭지 않았다. 4만명이 넘는 참가자들의 비명은 생존과 극기를 배우는 과정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폭염과 배수, 청결하지 못한 시설 등 열악한 환경에 야영장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회를 운영하는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열악한 환경과 조직위의 미흡한 운영은 결국 주요 참가국 철수라는 극단적 상황을 만들었다.
폭염에도 4일 동안 잘 버텨
이번 잼버리 참가신청자는 158개국 4만3225명이다.
현재까지 155개국 4만2593명이 입영해, 입영률 98.5%를 기록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국제행사다. 참가자 규모로 보면 평창올림픽(2920명)을 압도한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 잼버리조직위의 미흡한 운영이 더해져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잼버리 야영장에서는 연일 영상 35에 달하는 날씨가 이어지며 매일 100~400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혼란 속에서도 지난 4일까지 야영지를 떠난 퇴영자는 개인사정에 따른 2명뿐이었다. 온열질환자 발생도 지난 미국(24회)과 일본(23회) 대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것이 조직위 설명이다.
스카우트에 50년간 몸 담았다는 조직위 한 관계자는 "온열질환과 벌레 물림 같은 건 사실 문제가 아니었다"면서 "화장실 같은 위생시설이 청결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서구권 아이들이 이런 것을 견디지 못 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 떠나며 '위기', 남은 152개국은 '다행'
잼버리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지난 4일 밤 찾아왔다.
참가국 중 가장 큰 규모(4500여명)를 가진 영국이 야영장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성명을 통해 잼버리 현장을 떠나 서울에 있는 호텔로 이동할 뜻을 밝혔다.
또 영국에 이어 지난 5일 미국(1000여명)과 싱가포르(60여명)가 철수를 결정하면서 잼버리 현장은 혼돈에 빠졌다.
주요 참가국의 퇴영은 새만금 현장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바로미터로 여겨졌고, 연쇄 철수 사태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행히 철수를 결정한 3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대회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폭염과 철수 사태에 대해 논의한 뒤 내린 결론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반성의 모습을 보이며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약속한 것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데일 코베라 스카우트 아시아태평양지역 의장은 "지난 며칠간 극심한 열기와 습기는 우리 청소년들과 봉사자들에게 큰 과제였다"면서도 "우리 대표단은 통제할 수 없는 자연환경을 받아들이고 잼버리가 잘 운영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정부와 한국 스카우트 연맹은 음식, 기반시설, 위생 관리 같은 부분에서 다양한 방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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