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등의 철수로 파행 운영중인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대한 책임공방이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촉발됐다.
7일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막대한 예산을 받고도 부실한 운영을 했다는 지적과 함께 중앙 정부가 폭염예산 요청을 묵살했다는 상호 책임 공방이 대립중이다.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사업비는 총 1171억여원이다. 2015년 일본 세계 잼버리 예산 380억원보다 3배나 많다.
새만금 잼버리 총 예산중 60%에 가까운 740억원에 달하는 돈은 조직위 인건비 등이 포함된 운영비로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 운영비가 과도하게 지출됐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이번 잼버리 기간에 불만이 컸던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129억원만 투입됐다. 잼버리 대원들은 화장실과 샤워장이 불결하고 제공되는 식사도 부실하다는 지적을 했다.
애초 2017년 세계 잼버리 유치 확정 당시 총 사업비는 491억원이었지만, 전북도는 본행사 예행 연습인 '프레잼버리' 사업비 증액을 이유로 들어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해 증액이 이뤄졌다. 하지만 프레잼버리 사업은 지난해 7월 취소됐다.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이유로 다녀왔던 유럽 출장도 외유성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중앙 정부에서 폭염 등 재해대책 예산에 대한 요청을 묵살했다는 반대 주장도 있다.
조직위는 지난 6월 기상이변에 따른 재해대책 예산 등 93억원을 추가로 요청했지만, 대부분이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잼버리 시작 이후 온열증상자가 속출한 뒤에야 정부가 100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 지원에 나서면서 뒷북 행정 비난이 쏟아졌다.
잼버리 참여기업들의 부실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잼버리 현장 내 편의점 바가지 논란을 부른 GS25는 비난이 쏟아지자 지난 4일부터 생수를 하루에 4만개씩 무상으로 공급에 들어갔다. 아워홈은 참가자에게 제공했던 구운 달걀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이후 납품 업체를 즉각 바꿔야 했다.
폭염과 부실한 운영속에서 영국, 미국, 싱가포르 스카우트 대원들은 잼버리 캠프를 이미 떠났다.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서울과 경기도 인근으로 숙소를 옮겼다. 다만 곧바로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잼버리 대회가 끝나는 12일까지 머무르며 서울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할 계획이다. 또 미국 대표단도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철수했다. 영국은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400여명의 대원과 지도자를 보냈고, 미국 역시 1200명을 파견했다. 67명을 보낸 싱가포르도 퇴소를 결정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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