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개월간 상장한 11개 종목중 8곳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 초과해 공모가 결정
"해외투자서 쓴맛 운용사들 공모주로 몰려"
공모주 투자 수익률 좋지만 계속 보유땐 손실
[파이낸셜뉴스] '기관 투자자의 수요예측을 내실화함으로써 적정 공모가가 산정되도록 하겠다.'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 초과해 공모가 결정
"해외투자서 쓴맛 운용사들 공모주로 몰려"
공모주 투자 수익률 좋지만 계속 보유땐 손실
금융당국의 방침과 달리 신규 상장주의 공모가 줄줄이 천장을 뚫고 있다. 최근 1개월 사이 상장된 11개 종목 가운데 8개의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을 뛰어넘었다. 2개는 최상단에서. 1개는 최하단에서 각각 공모가가 형성되는 등 밸류에이션이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희망 공모가 밴드 유명무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기관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밴드 최상단을 넘은 종목이 속출했다.
센서뷰와 시지트로닉스가 희망 공모가밴드 최상단보다 25% 높은 가격에 공모가가 결정됐고, 에이엘티는 21.95%, 엠아이큐브솔루션은 20%를 각각 웃돌았다.
공모가 밴드 최상단에 닿지 못한 종목은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유일하다. 희망 공모가밴드로 1만4000원~1만8000원을 제시했으나 최하단으로 정해졌다. 사실상 수요예측이 희망 공모가밴드와는 무관하게 극단과 극으로 이뤄진 셈이다.
신규 상장주들의 공모가가 희망 밴드의 상단을 초과하는 현상은 금융당국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 건전성 제고방안을 발표하며 "적정 공모가 산정을 위해 기관 수요예측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한 바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에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를 허용해 주관사가 공모가 범위를 합리적으로 재평가·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관행적으로 2일 간 진행되던 수요예측 기간도 연장해 공모가 범위 내에서 적정 공모가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외 부동산서 쓴맛 본 기관, 공모주로
시장에서는 공모주 시장에도 자금의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부동산 등에서 줄줄이 사고가 터지면서 기관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주로 몰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다른 쪽에서 돈을 모으기 힘든 상황에서 공모주 시장에 참여하는 운용사들이 크게 늘었다"면서 "요즘 공모주를 하지 않는 운용사는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안정화되는 상황에서 공모주로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요예측의 흥행으로 밸류에이션은 높아졌지만 상장 후엔 얘기가 달라진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한 8개 종목(스팩·코넥스 제외)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119.2%로 역대 최고 높은 수치를 보였다. 6월 말부터 공모가 기준 시초가 변동폭이 400%로 확대된 것이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이들 8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8.1%에 그쳤다. 7월 상장주를 시초가에 매수해 7월 말까지 보유했다면 손실률이 43.5%에 달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IPO 분위기가 지난해보다 좋아진 것은 맞지만 비상장시장에서의 과도한 기업가치 상향은 유통시장 투자자의 기대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장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낮아진 건 가격제한폭이 400%로 확대됐기 때문이 아니라 공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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