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시장왜곡 않는 선에서 관리를
시장왜곡 않는 선에서 관리를
근원물가는 등락 폭이 크지 않아 보통 1∼2%에 머무르는 게 보통이다. 7월까지 4.5%나 올랐다면 평년의 몇 배나 올랐다는 말이다. 소비자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서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풀 때가 아닌 것이다.
물가관리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적당한 인플레는 경제에 약이 되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각국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토록 물가 억제에 매달린 이유다. 가계소득이 아무리 올라도 물가가 그 이상으로 오르면 실질소득은 감소하게 된다. 정부나 기업도 마찬가지의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물가관리 수단이 많지 않을뿐더러 금리도 이미 많이 올려 더 올리기 어려운 현실이다. 국가의 통제도 한계가 있다. 인위적인 물가관리가 어느 정도까지는 정책수단으로 용인되지만 과도한 개입은 시장의 기능을 저해하고 시장왜곡을 부를 수 있다. 그렇다고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근원물가 앞에서 정부가 뒷짐 지고 있을 수도 없다.
상반기 근원물가 상승의 주요인이 서비스 물가 상승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외출과 모임, 여행 등이 늘면서 외식물가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가 세계적으로 크게 오르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직접 느끼고 있는 문제다. 점심값만 보아도 1~2년 사이에 한 끼에 수천원씩 뛰었다.
식당 등 서비스 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채소값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 음식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찮다. 정부가 국세청 등 힘 있는 기관을 동원, 대기업이 생산하는 식료품까지는 가격통제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개별 사업자에게까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찾아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금리를 올릴 만큼 올렸다고는 하나 물가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안정세를 찾은 듯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다 이상기후와 환율상승 요인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도 거세질 것이다. 가을을 앞두고 물가당국으로서도 소비자물가 오름세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슬기로운 정책적 지혜를 짜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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