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새만금 야영지에 지난 2일부터 머물렀던 156개국 3만6000여명의 스카우트들이 조기 철수와 함께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8일 대이동에 돌입한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열악한 새만금 캠프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하면서 이날 오전부터 순차적인 철수가 시작된다. 이송을 위해서 무려 버스 1000대 이상이 동원된다.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숙박시설로 이동해 오는 12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철수로 인해 대규모 인원을 받을 수 있는 저렴한 숙식시설을 찾기가 쉽지 않으면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휴가철이라는 점도 숙박시설 찾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일단 정부는 샤워실과 화장실, 식당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고등학교·대학 기숙사, 기업·종교기관 연수원, 군 시설 등을 취합해 잼버리조직위원회와 세계스카우트연맹에 제시할 방침이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국 지자체 협조를 통해 태풍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지 않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교육 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리는 서울시는 숙소 마련을 위한 긴급 대책에 들어갔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전날 서울시에 제공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4일부터 예정됐던 휴가를 반납하고 매일 출근해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사실상의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잼버리 지원책 마련을 지휘하고 있다.
서울시는 자치구와 함께 호텔 등 현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숙소 확보에 나섰다. 숙박시설을 우선으로 대학교 기숙사나 기업의 연수시설, 구청이 관리하는 체육관 등 공공시설도 포함됐다. 수용 가능 인원은 일단 1만5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과 서초, 송파, 노원, 강서 등 인구가 많고 숙소가 다수 자리 잡은 5개 자치구에는 1천명씩 수용 가능한 숙소가 있는지 검토를 요청했다. 나머지 20개 자치구에는 500명씩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 협조를 주문했다. 서울시는 호텔 등 숙박시설로 최대한 숙소를 확보하고 기숙사나 공공시설 등을 추가할 방침이다.
일부 자치구는 주민이 '홈스테이' 방식으로 동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검토 끝에 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서울체육고등학교와 공립 고등학교 4~5개교의 학교기숙시설을 활용해 1일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숙식을 지원하며 서울시교육청 운영프로그램과 연계한 체험활동을 제공한다.
종교계도 숙식 지원에 나섰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소속 교단을 상대로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9∼10일 숙소로 제공할 수 있는 교회 시설을 모집 중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 행사 일정을 조정해 경기 파주시 소재 영산청소년수련원과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에 약 33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또 2000∼3000명 규모의 숙소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은 서울, 경기, 인천, 충청 일대에 하루 1600여명의 참가자가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44개 사찰 명단을 정부에 제공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