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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주식·채권 불안에 금으로 몰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8 04:21

수정 2023.08.08 04:21

[파이낸셜뉴스]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시장 불안으로 금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2017년 6월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골드실버센트럴에 전시된 금괴. 로이터뉴스1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시장 불안으로 금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2017년 6월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골드실버센트럴에 전시된 금괴. 로이터뉴스1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흐름이 불안하자 금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들이 몰리면서 금 가격은 2020년 기록한 사상최고치 수준에 바싹 다가섰다.

금이 장기적으로 최고 투자 수단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의 비율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투자은행들의 금 가격 전망은 비관적이다.

금, 올해 8% 상승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이하 현지시간) 개미 투자자들이 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올해 금 가격이 약 8% 상승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금 가격은 현재 온스당 1970달러 수준으로 2020년 기록한 사상최고치 2069.40달러에 바싹 다가섰다.

금이 장기적으로 최고 투자수단이라는 의견도 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답을 내놓은 응답자들의 비율이 1년 전 15%에서 올해 26%로 급증했다.

반면 주식이 장기적으로 최고 투자수단이라고 답한 이들은 같은 기간 24%에서 18%로 줄었다.

채권을 최고 투자 종목으로 꼽은 이들은 4%에서 7%로 소폭 증가했다.

금화 열풍


금 투자 열풍은 금화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미 조폐국이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 판매한 금화 규모는 모두 556만온스로 이전 4년치 326만온스에 비해 70% 넘게 폭증했다.

귀금속 딜러 시프골드는 올 2·4분기 매출이 사상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최고금전략가(CGS) 조지 밀링-스탠리는 기관투자가, 개인투자자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부류의 투자자들이 분명하게 금 보유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심리가 금 투자 부추겨


금은 오랫동안 가치 저장수단으로 기능해왔다. 현대에 들어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금융시장 충격을 대비하는 보험 성격도 추가됐다.

그러나 금 보유는 대가를 필요로 한다.

금은 주식과 달리 주가 상승에 따른 혜택이나 배당도 없고, 채권처럼 이자를 받는 것도 아니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위험을 대비해 포트폴리오에 금을 담되 비중은 작게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 흐름이 투자자들의 금보유를 부추기고 있다.

주식시장이 이른바 빅7이라고 부르는 대형 기술주 7개에 집중된 급등세를 타면서 주가 상승세 기반이 취약하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을 주식에서 금으로 내몰고 있다. 국채 매도세도 채권보다는 금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달러 약세도 한 몫 한다. 지난해 20년만에 최고를 찍었던 달러가 올들어 하락하면서 달러로 표시되는 금 매입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좀 더 쉬워졌다.

금 투자 늘린다


SPDR이 6월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미 투자자들의 약 20%가 포트폴리오에 금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금 투자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14% 수준으로 낮지 않다.

또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 이상이 앞으로 6~13개월 안에 보유 금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기관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월스트리트 기관투자가들은 고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어서 금이 채권에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HSBC는 올해 금 가격이 온스당 1850~1970달러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보고 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말 금 가격이 1923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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