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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쿠데타 군부, 침공 위협에도 막무가내...美 협상도 결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8 10:08

수정 2023.08.08 10:08

니제르 쿠데타 군부, 주변국 침공 위협에도 최종 기한까지 민정 복구 거부
수도에 쿠데타 병력 증강, 주변국 침입 대비
美와 협상에서도 민정 복구 거부...바줌 대통령은 가택연금
6일(현지시간) 니제르 니아메에서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니제르 국기(오른쪽)와 러시아 국기를 함께 펄럭이며 행진하고 있다.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니제르 니아메에서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니제르 국기(오른쪽)와 러시아 국기를 함께 펄럭이며 행진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대통령을 구금한 쿠데타 세력이 침공을 경고한 주변국에서 정한 시한이 끝날 때까지 민정 복구를 거부했다. 이들은 미국과 협상에서도 타협을 거부했으며 수도의 병력을 늘렸다.

미국 CNN은 7일(이하 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신(新) 군부가 수도 니아메에 병력을 증강했다고 전했다. 6일 약 40대의 트럭이 전국 각지에서 군인들을 태우고 니아메에 진입했으며 이들은 치안 유지 및 전투 대비를 위해 상경했다고 알려졌다.

사하라 사막 이남 반건조지대(사헬)에 위치한 니제르에서는 지난달 26일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경호실장이 이끄는 경호 부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억류했다. 티아니는 ‘조국수호국민회의(CNSP)’를 조직한 뒤 스스로 국가 원수에 올랐다.


서아프리카 15개국이 모인 협의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지난달 30일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쿠데타 관련자들을 제재했다. 동시에 쿠데타 세력이 1주일 안에 니제르 헌정을 복구하지 않으면 무력 개입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티아니와 니제르 군부는 ECOWAS의 경고 기한인 6일까지도 민정 복구에 나서지 않았으며 같은날 무기한 영공 폐쇄를 선언했다.

ECOWAS는 10일 회의를 열어 니제르 개입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ECOWAS 의장국을 맡은 나이지리아의 상원은 5일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무력 외 대안을 촉구했다. 니제르 쿠데타 세력은 주변국의 침공과 관련해 중앙아프리카의 2개국이 침략을 준비중이라고 주장했으나 국가명은 밝히지 않았다.

1960년까지 프랑스 식민지였던 니제르는 쿠데타 직전만 해도 서방에 가까운 국가였다. 현지에서는 1500명의 프랑스군과 1100명의 미군이 대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니제르는 세계 7위의 우라늄 생산국가다. 니제르 인근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은 쿠데타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니아메에서는 러시아 국기를 든 시위대가 프랑스 대사관 인근에서 쿠데타 지지 시위를 벌였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지난달 31일 발표에서 니제르 쿠데타 정부에 대한 군사 개입이 발생하면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니제르에서 군사 기지를 운영 중인 미국의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부장관 직무대행은 7일 니아메에서 쿠데타 후 국방장관을 자처하고 있는 무사 살라우 바르무 장군을 만나 약 2시간동안 민정 복구에 대해 논의했다. 뉼런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추진하고 있기에 이번 대화는 극히 솔직하고 때로는 꽤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니제르에 민주주의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법적으로 지원을 끊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설명했으나 쿠데타 세력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뉼런드는 "그들은 어떻게 진행하기를 원하는지 꽤 확고한 견해를 갖고 있으며 이는 니제르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줌이 현재 부인과 함께 "사실상 가택 연금된" 상태라면서 바줌과 면회를 요구했으나 군부가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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