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다양성 존중" 의지 반영
8일 현대차·기아의 2023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양사의 국내사업장 기준 여성 직원 수는 6134명이었다. 이는 2021년(5700명) 대비 7.6%(434명) 증가한 수치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에 회장직에 올랐는데, 취임 이전인 지난 2019년(5083명)과 비교해선 20.7%(1051명) 급증한 기록이다. 정 회장은 올해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며 능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조직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의지는 조직의 변화로 이어졌다.
국내 전체 임직원 가운데 여성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현대차가 5.3%, 기아는 3.8% 수준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각각 6.3%, 4.2%로 증가했다. 물론 여전히 해외사업장에 비하면 여성 비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가령 현대차의 경우 작년 기준 북미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 비율은 18.8%, 유럽사업장은 15.6%에 이른다. 다만 최근 들어 국내사업장에서도 여성 신규채용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전 세계에 판매하는 자동차 가운데 절반가량은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진다"며 "상대적으로 국내는 해외보다 기술직(생산직) 인력이 더 많기 때문에 여성 직원의 비율이 낮아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여성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술직 채용에도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현대차가 올해 10년 만에 실시한 기술직 공개채용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합격자 6명이 나온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전원 신입사원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데, 울산공장 등 국내 생산부문 현장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사무직 분야에서도 여성 인력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의 과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는 국내 기준 2019년 558명에서 작년에는 1071명으로 2배 급증했다.
이른바 '군대식 기업문화'도 바뀌고 있다. 일례로 층별로 있었던 흡연실을 없애고 성별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직원 휴게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노사가 함께 저출산·육아지원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드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되고 다방면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현대차그룹에도 능력있는 여성 임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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