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전자·건설 분야 민간 기업이 손 잡고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 주택에 국제 표준이 적용된 지능형 홈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세계 시장에도 통할 수 있는 지능형 홈 모델·서비스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능형 홈 산업 생태계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지능형 홈 업계에서는 건설·가전기업 등이 서로 다른 규격의 표준을 채택해 기기 간 호환이 어렵고 시장 형성이 제한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지능형 홈 관련 530여개 기업이 참여한 매터 표준이 전 세계적으로 채택되면서 가전·조명·출입문 등 집 안 기기를 단일 표준으로 연결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미국은 부동산의 가치·임대료에 지능형 홈 구축 여부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아마존 알렉사가 4650만명, 구글 구글홈이 2710만명 이용자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화웨이, 샤오미 등이 출시한 지능형 홈 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국내 지능형 홈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내년까지 글로벌 표준이 적용된 가전, 조명, 잠금장치, 환풍기, 냉난방기기 등을 연결하고 언제 어디서나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 실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코맥스, LG전자, 클리오, 초록소프트가 매터 표준 기반의 센서와 기기를 연동해 가정 내 노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현대건설, 현대HT, 삼성전자, 고퀄이 출입문, 조명, 냉방기기 등을 연동해 가족 구성원별 동선에 맞춘 기기 작동 서비스를 개발한다. 나아가 생성형 AI 기술, 가정용 로봇 등을 활용해 맥락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지능형 홈 시스템의 실증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능형 홈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2027년까지 6000억원가량 시장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능형 홈 관련 3단계 민간 인증 'AI 앳홈'을 신설해 브랜드화하고 국내 건설·가전·인공지능 기업 등이 참여하는 '지능형 홈 얼라이언스'를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또한 수출 기업이 국제 인증을 얻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국내에서 글로벌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국제 공인시험소를 마련하는 한편, 집 안에서 초저지연, 초연결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내년 차세대 와이파이 7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아울러 지능형 홈 확산에 따른 보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터넷주소(IP) 카메라 등에 대한 보안 인증과 국내외 영상 제공 사이트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보안 취약점 신고 포상제를 운용하기로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표준화와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도적 지능형 홈 모델·서비스 발굴과 지능형 홈 이용 활성화를 위한 이차 시장 육성 등 신시장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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