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방암은 2023년 세계 여성암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대부분 유방암 환자의 원격 전이(원발 부위의 암보다는 폐, 간,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 의해 발생한다. 이가운데 서울대병원이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유방암 간 전이’ 과정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문형곤 교수팀(허우행 연구원)은 유방암 환자 유래 이종이식 모델을 이용해 유방암의 간 전이 과정에서 ‘CX3CL1’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유방암세포가 혈액으로 분비하는 세포밖 소포체가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가 도달하기 전부터 이미 간 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전이 유무와 전이 기관이 다른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유래 이종이식(PDX) 모델을 활용해 간에서 ‘전이 전 니쉬’ 형성 과정을 밝혀내고자 했다. 전이 전 니쉬(Pre-metastatic niche)는 암세포가 원격 장기에 도달하기 전부터 특정 장기가 암세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간으로 전이된 삼중음성유방암 PDX 모델의 RNA 시퀀싱을 통한 유전자 발현 분석 결과, 전이가 일어난 간 미세환경에서 CX3CR1 유전자의 증가를 보여줬다. 추가로 CX3CR1의 발현율은 폐 전이와 비교할 때 간 전이 유방암 환자의 조직에서 유의하게 더 높았다. 이는 CX3CR1이 유방암 전이가 있는 간 조직에서 증가하고, CX3CR1 발현 증가가 유방암의 간 전이에 특이적 유전자 조절임을 시사한다.
이어 유방암 동물 실험 모델에서 간의 CX3CR1 발현의 증가는 암세포 전이 이전에 발생했으며, CX3CR1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간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간의 혈관 내피세포에서 발현·분비하는 ‘CX3CL1’ 때문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팀은 간의 전이 전 니쉬에서 이 CX3CL1-CX3CR1 신호전달은 CX3CR1을 발현하는 대식세포에서 MMP9 단백질 발현의 증가를 촉진했고, 이는 유방암세포의 간으로의 이동과 침윤을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유방암세포에서 유래된 세포밖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가 간에서 TNF-alpha 발현을 유도해 간 혈관 내피세포에서 CX3CL1 증가를 유도함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155명의 혈장 내 CX3CL1 농도가 간 전이에 의한 사망률 및 발생률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효소결합 면역흡착 분석법(ELISA)을 통해 밝혀냈다.
연구팀은 간으로 전이를 반복하는 유방암 PDX 모델을 취합해 폐나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다른 PDX 모델과의 비교를 통해 유방암세포가 혈액으로 분비하는 세포밖 소포체가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가 도달하기 전부터 이미 간 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허우행 박사는 “암세포가 분비한 세포밖 소포체가 간 조직에서 CX3CL1이라는 특정 면역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 단백질에 의해 CX3CR1 수용체를 가진 면역세포가 간 조직으로 유도되면서 암세포가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유방암 환자의 혈액에서 CX3CL1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향후 간 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환자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표적 치료 전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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