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주민 절반 동의땐 ‘신통기획’ 가능… 서울 재개발 속도 높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0 18:21

수정 2023.08.10 18:21

진입문턱 낮추는 서울시
주민동의율 67% → 50%로 완화
구역지정까지 소요기간 단축 기대
주민 절반이 반대해도 추진 가능
주민 절반 동의땐 ‘신통기획’ 가능… 서울 재개발 속도 높인다
신속통합기획 문턱이 낮아진다. 지역주민과 땅주인의 동의율을 완화해 재개발 사업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정비계획안 재검토, 취소 요건을 신설해 주민반대가 높은 곳의 퇴로도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사업초기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취소요건 신설로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어서다.


■주민동의율 67%→50%로 완화

10일 서울시는 '2025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담긴 '정비계획 입안 동의율'을 기존에 토지등소유자(주민) 3분의2 이상에서 2분의1 이상으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토지면적 기준(2분의1 이상)은 당초 요건을 유지, 대토지소유주 등 '주민 의사를 반영한 정비구역 지정'이라는 취지를 살릴 계획이다.

시는 정비사업 진행과정에서 주민동의율이 제각각인 점을 개선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기존 절차상 △정비계획 입안(주민 3분의2 이상) △추진위 구성(2분의1 이상) △조합설립(4분의3 이상)으로 들쭉날쭉하다. 정비계획 입안을 2분의1로 낮추면 순차증가 구조가 된다. 시 관계자는 "정비구역지정까지 소요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구역지정 이후에도 자치구 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 조합 등 추진주체가 구성될 수 있어 빠른 사업추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정비계획안 '입안 재검토' 또는 '입안 취소' 할 수 있는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정비계획안 수립 단계에서 주민 반대가 많은 상황에서 구역지정이 되면 향후 사업추진이 어렵기 때문이다. 토지등소유자 15% 이상 반대가 있는 곳은 '입안 재검토' 기준에 해당돼 입안권자인 구청장이 구역계 일부 제척 등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토지등소유자 25% 이상 또는 토지면적 2분의1 이상이 반대하는 경우 '입안 취소' 기준에 해당돼 정비계획 수립 절차가 중단되고 재개발 후보지에서 제외된다.

시는 이같은 정책에 대해 이달 주민 열람공고를 거쳐 내달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및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후 10월께 최종 확정·변경될 예정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빠른 구역지정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드리고, 반대가 많은 구역은 재검토 등을 통해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추진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비계획안 취소 요건도 신설

신통기획 재개발 선정구역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마포구 공덕A구역 유기홍 조합설립위원회장은 "정비계획안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청파2구역 이선희 추진준비위원장은 "신통기획 재개발 선정지는 대부분 사업 진척이 되지 않던 곳이다. 장기간 (지분) 쪼개기 등으로 사업이 어려웠다"며 "사업의 가장 기초 단계인 구역 지정까지 이번 기회를 살려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 초기 단계에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봤다. 법무법인 산하 신호용 수석변호사는 "정비계획의 입안에 대한 동의율은 도시정비법 시행령에 따라 각 지자체 조례에서 정하는데, 현재 서울시는 조합원 3분의2이상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당 시간을 소요해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취소요건 신설로 불확실성도 커졌다.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는 "주민동의를 절반으로 낮춘다는 건 나머지 절반이 반대해도 추진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현재도 신통기획 철회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향후 공공기여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사업이 중단될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통기획 재개발은 서울시가 정비계획안의 가이드라인 성격인 신통기획안을 주민에게 제시한다. 구청에서 신통기획안을 반영한 정비계획을 수립해 입안하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울시가 정비계획을 결정 고시하게 된다.
이후 구청에서 정비구역지정 입안을 하면 시가 결정하는 순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