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좀비버스' 제작진이 출연자 덱스의 활약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좀비버스'를 연출한 박진경, 문상돈PD는 11일 오후1시 서울 삼청동에서 공개 기념 인터뷰를 갖고 프로그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좀비'와 '유니버스'라는 단어를 조합해 좀비가 가득한 세상이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의 '좀비버스'로, 좀비가 나타난 서울 그리고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3일간의 생존 이야기를 담았다.
공개 3일 만인 11일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화제성과 시청 반응을 얻고 있다. '마이리틀텔레비전' '두니아' '개미는 뚠뚠' 등 참신한 소재와 전개 방식의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인 박진경 PD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선보인 문상돈 PD가 '좀비버스'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안기고 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제일 다른 모습을 보여준 출연자가 있다면.
▶(박진경) 꽈추형? 어떤 캐릭터를 주문한 것은 없다. 그들의 모습이 그대로 나오길 바랐다. 캐릭터 연기 자체가 가짜로 볼 수 있으니까. 꽈추형의 모습은 조금 놀랐다.
▶(문상돈) 딘딘 아닐까. 꽈추형도 그렇다. 나래를 구하러 뛰어 들어가지 않나. '왜 뛰어 들어갔냐'라고 물었다. 나래씨와도 처음 본 사이다. 살아남는 쇼면 나래를 두고 내가 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물리는 걸 보니 안 도와줄 수가 없다고 하더라. 우리가 시킨 것도 아니다. 밉상이 깔려 있는 상태였는데 정작 위기상황에서 뛰어들어가는 걸 보니 본인 모습이 급하게 나오더라.
-덱스의 활약이 크다.
▶(박진경) 회자되는 장면 중에 덱스가 바닥에 있는 츠키를 잡으려고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장면이 있다. 8미터 정도 된다. 그건 저희가 그렇게 하라고 만든 설정이 아니다. 우리는 위에 있는 사람이 겁쟁이처럼 지켜보다가 아래 있는 사람이 좀비에 물리는 걸 생각했는데 덱스가 그걸 잡고 내려가더라. 우리는 덱스가 죽는구나 했는데 그걸 타고 올라 가더라. 좀비 배우들도 '시나리오에 없던 건데' 하고 쳐다 보는 거다. 이런 게 예상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좀비물의 특성상 임팩트를 주려면 출연자가 죽어 나가야 하는데, 그게 마음 같이 안 됐다. 덱스에게는 '그림 나왔다'라고 했지만 예상 시나리오와 달라져서 우리가 준비한 계획도 수정했다.
▶(문상돈) 이시영씨와 파트리샤씨랑 부표 위에 있다가 덱스가 바다에 뛰어드는 게 대본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아니다. 저희도 보고 '안 위험한가'라고 할 정도였다. 안전은 대비하고 있었다. 덱스가 들어가길래 물 밖에 나오고 끊고 대처했다. 나도 박진경 선배가 시킨 줄 알았다. 아니라고 하더라.
▶(박진경) 덱스씨도 반은 기대한 모습 반은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덱스씨는 지금 엄청난 활약을 하고 계신데 우리는 지난해 가을에 촬영했다. 덱스씨가 오셨을 때 다른 출연진도 누구인지 몰랐다. (솔로지옥) 메기남으로 나오기 전의 일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남자 비주얼 멤버로 섭외한 멤버였다. 특수부대원인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섭외했는데 직접 만났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방송이 어색한 모습이었다. 주차장에서 좀비들을 물리치는데 갈짓자로 페이크를 하면서 가더라. 그런 건 저희가 바라는 모습이었다.
▶(박진경) 덱스와 리뷰 콘텐츠를 찍었는데 '잊고 계시는 것 같은데 저 UDT다'라고 하더라. 말을 먼저 하면 다 말릴까봐 일단 뛰어든 거라고 하더라. 덱스씨도 그때는 출연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처음에는 어색해 하다가 나중에는 이시영씨와도 콤비가 되고 신나게 이야기하더라.
-덱스가 마침 또 핫한 시기여서 무척 고마웠을 것 같다.
▶(문상돈) 너무 고마워 하고 있다. 항상 연락할 때마다 '네 덕분이야' '덱스버스야' 라고 한다. (웃음)
▶(박진경) 그리고 이렇게 잘 된 이유를 알겠더라. 또 방송 센스가 대단하다. 제작진이 원하는 게 뭔지 안달까. 그런 게 인기 요인 같다.
-부상 위험도 컸을 것 같다. 안전장치는 어떻게 했나.
▶(박진경) 영업비밀이기는 한데 안전장치가 다 되어 있었다. CG로 지운 것도 있다. 물에 들어가는 신에서도 빠졌을 때 타격이 덜하도록 안에 장비를 입기도 했다. 밧줄신도 떨어져도 문제 없을만한 소품들로 해놨다.
▶(문상돈)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야 하는데 그건 PD가 다 직접 준비해서 리허설을 했다. 그리고 구조할 수 있는 준비를 다했다.
-부상을 입었던 박나래의 출연에 대한 반응은.
▶(박진경) 나래씨도 극적인 효과를 위해 조금 과장을 해서 표현했다. 나래씨도 촬영에 임할 수 있는 상태였는데 실제로 피가 튀거나 그런 건 당연히 CG다. 또 없던 좀비도 CG로 만드는 등 여러 노력을 했다.
-시즌2 계획이 있나.
▶(박진경) 마지막이 시즌2가 안 나오면 이해가 안 되는 엔딩으로 만들기는 했는데 나온다면 그렇게 맞춰서 진행이 될 것 같다. 지금 좀비가 나온 3일째 되는 날로 설정해놨다. 좀비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게 몇달이 지나면 어쩌면 치료제나 어느 정도 대응책이 있는 세계일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은 열어놨다. 앞으로 추이를 좀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저희가 '두니아'를 통해서 배운 게 있듯이 이번에도 여러 피드백을 통해 배우고 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촬영이었다. 내가 하려는 걸 최대한 하지는 못했다. 촬영시기가 극한 상황이었다. 너무 추워서 몸이 덜 풀렸다고 하더라.
-좀비 콘텐츠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고 있나.
▶(박진경) 드라마, 영화에서 다루는 좀비보다 예능에서 다루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좀비에 대한 매력은 두가지가 확실하다. 좀비라는 단어로 모든 게 설명이 된다. 외국에서도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었어도 좀비라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거다. 댓글에 '무한상사'를 연상하는 분들이 있더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회사 배경을 선택한 것처럼, 우리는 좀비세계를 만든 거다. 두 번째로 좀비를 빌미로 그동안 다른 예능에서 하지 못한 과격한 액션을 할 수 있다. 좀비 머리가 날아가는 신도 있다. 예능에서 쉽게 보지 못한 것도 있고 만드는 입장에서 예능에서 다뤄보기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출연진을 좀비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안해본 작업이기는 하다. 박나래씨가 앞을 못보는 설정을 한 예시가 있다.
▶(문상돈) 좀비라는 소재는 의심을 증폭시키는 제일 큰 소재다. '너 물렸어?' 이거 하나만으로 '언젠가 나를 물 수 있다'라는 의심으로 커진다. 심리적인 요소가 있는데 그걸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심리적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좀비는 그런 차원에서 좋은 것 같다.
▶(박진경) 새로운 형태의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놨다고 생각해서 잘 받아들여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 출연했던 열 명 모두 우리가 바라는 역할을 너무 잘해주셨다. 이게 드라마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꼴보기 싫다' '민폐다' '왜 소리만 지르고 있나' 등 반응도 나오는데, 누굴 욕 먹이려는 콘텐츠가 아니다. 코미디 버라이어티다. 노홍철이 짜증내는 장면을 보더라도 그냥 '짜증난다'하면서 웃으면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노홍철의 반응은 어떤가.
▶(박진경) 노홍철씨가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일반인 분들에게 습격받은 적이 있는데 웃으면서 대응했다고 하더라. 그게 자기 성격이다. 노홍철씨 밉상이라는 말에 '난 좋아'라고 하더라. 자기 캐릭터를 미워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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