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계약시 새로 계약을 체결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
올 초 전세가격이 급락했다가 회복하면서 신규 계약 대신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역전세 가능성이 낮아지자 비용을 들여 이사하는 것보다 갱신 계약을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신규계약 비중, 4월 이후 감소세
14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자료를 통해 올해 1∼7월 체결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전세 계약 24만8324건 중 신규 계약 14만3118건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 신규 계약 비중은 지난 4월 60.3% 최고치를 찍고 점차 줄고 있다. 실제로 △1월(54.1%) △2월(57.3%) △3월(59.6%) △4월(60.3%) 이후 △5월(58.6%) △6월(57.2%) △7월(54.7%)로 감소세다.
7월 신규계약 비중은 4월 대비 수도권 전역에서 낮아졌다. 서울(59.7%→52.0%), 경기(59.7%→54.7%), 인천(66.1%→64.3%)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전세가격 회복이 빠른 지역일수록 갈아타기 움직임이 둔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7일 기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09%를 기록했다. 6월4주(0.02%) 상승전환 후 증가세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신규 계약 비중은 아파트 연식이 오래될수록 높았다. 입주한 지 21~30년 이하 구축에서 확대된 반면, 5년 이하 신축에서는 감소했다. 수도권 신규 계약 중 입주 5년 이내 아파트 비중은 1월 29.7%에서 점차 감소해 5월 이후 21%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21~30년 이하 아파트의 비중은 1월 23.7%에서 증가해 7월 30.6%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신축이 구축에 비해 가격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좋아 역전세 리스크가 낮고, 전셋값이 높아 이사 시 가격 부담이 있다는 점 등이 신규계약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 아파트, 신규계약 비중 높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신규계약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지역별로 차별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전셋값이 상승 반전한 서울 강동, 송파는 4월 이후 신규계약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반면, 일부 수도권 외곽지역은 전체 거래 중 70% 이상이 신규계약으로 집계됐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전셋값 회복세와 보증금 차액 반환 대출 완화 등 역전세 대응 방안이 마련된 만큼 신규계약 비중은 서울과 그 인접지역부터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서울 강남구, 경기 화성시 등 하반기 입주물량 집중에 따른 매물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의 경우, 주거 선호도가 낮은 구축 위주로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면서 한동안 신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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