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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잼버리 대회 계기로 공직사회 대대적 혁신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3 18:04

수정 2023.08.13 18:04

무사안일·무능·무대책 빠져
책임규명 후 개혁에 나서야
[fn사설] 잼버리 대회 계기로 공직사회 대대적 혁신해야
세계 잼버리 대회가 12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쳤다.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대회 초기에 세계적인 비난을 샀지만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무능하고 안일한 민낯을 드러낸 공직사회를 대대적으로 개혁할 것을 주문한다.

6년의 준비 기간이 있었고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잼버리 대회는 막상 시작하고 보니 부지 선정 실패부터 의료 시설, 화장실, 샤워실 등 각종 시설의 부족 등 갖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오랫동안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금부터는 대회를 유치하고 준비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를 대대적으로 감찰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현 정부나 전 정부나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권의 책임을 따지는 정치 공세로 여야가 다툴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차제에 낱낱이 파헤쳐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폭염이 예고된 날씨에 습지와도 같은 숙영지에 4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을 12일 동안이나 머물게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는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문제였다. 여성가족부나 개최 지역인 전북도의 공직자들이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잼버리를 구실로 예산을 끌어들여 불필요한 인프라를 건설하고 외유나 나가려고 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인, 공무원들의 본 모습이다. 직접 숙영지의 습하고 무더운 땅에서 하루라도 잠을 자며 어떤 문제점과 불편이 있는지 따져본 공직자가 하나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

책임 의식 부재, 무사안일, 무능과 무대책에 빠져 있는 공직사회는 이제부터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공직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사회의 중심 축들이 구태를 벗고자 노력했지만 공직사회는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인원만 늘어났지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이다. 부정부패는 깊숙한 곳에서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다. 하급 공직자들은 불만만 가득하다. 인력은 줄이고 보수를 늘려주는 정책을 펴야 했는데 그 반대였으니 피할 수 없는 결과다. 공직사회의 혁신은 치열한 경쟁에서 출발해야 한다. 성과주의를 본격 도입해 일 잘하는 공무원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키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자리만 지키면 저절로 올라가는 연공서열제도 아래에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잼버리 대회의 후반부에서 찬사를 끌어낸 것은 기업이었다. 매사에 적극적인 기업의 태도를 공직사회는 배워야 한다.
세계의 청소년들을 다름 아닌 미래의 고객으로 생각하는 글로벌 마인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업의 경쟁력은 문자 그대로 경쟁에서 나온다.
공직사회가 이토록 무능한 것은 경쟁할 상대가 없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주하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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