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암살 당한 에콰도르 야당, 새 후보 세워
마약 조직의 암살 가능성 높아...교도소 수색
美 FBI도 암살 사건 수사 가세
[파이낸셜뉴스] 대선 직전에 야당 후보가 총격으로 사망한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예정대로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에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야당은 새 후보를 세웠으며 현지 당국은 치안을 강화하고 미국에 도움을 청하며 범인 색출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에콰도르 야당인 ‘건설운동’은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크리스티안 수리타를 새 대선 후보로 뽑았다고 밝혔다. 53세의 수리타는 기자 출신으로 과거 정부 부패 취재로 명성을 얻었다.
건설운동의 원래 대선 후보는 59세의 전직 국회의원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였다. 역시 언론인 출신인 그는 과거 마약 밀매 조직에게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 비야비센시오는 지난 9일 수도 키토에서 선거 유세를 마치고 자동차에 오르는 순간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용의자 한 명은 현장에서 보안요원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으며, 이밖에도 6명의 용의자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살인 혐의로 기소돼 조사를 받고 있다.
숨진 용의자들은 모두 이웃한 콜롬비아 국적자이며, 현지 경찰은 이들이 범죄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사건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주요 교도소를 수색했다. 당국은 교도소에서 총기와 탄약, 불법 약물 등을 대거 압수했다. 또한 에콰도르 마약조직의 수장인 아돌포 마시아스를 가장 보안이 삼엄한 교도소로 이감했다. 마시아스는 비야비센시오에게 살해 위협 메시지를 보낸 인물로 지목받고 있다.
에콰도르의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이번 암살 사건 수사와 관련해 10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도움을 청했다. 후안 사파타 내무 장관은 13일 발표에서 FBI 요원들이 에콰도르 경찰 간부들과 회동했으며 검찰과도 곧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일 열리는 대선에는 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비야비센시오는 생전에 중위권이었다. 대선 규정에 따라 투표에서 과반을 얻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2위에 10%p 앞선 후보가 나오면 당선은 확정된다. 만약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15일에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다시 치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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