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0년차 배우 정우성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는 절친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보다 먼저 찍었지만, 1년 늦은 오늘(15일) 개봉한다. 애초 주연 배우로 참여한 프로젝트였는데 메가폰까지 잡게 됐다.
‘보호자’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10년 만에 출소한 수혁(정우성)은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평범한 삶을 꿈꾸나 2인자 성준(김준한)은 2인조 킬러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수혁을 제거하라고 시킨다.
'보호자'는 배우 겸 감독 정우성의 감성과 취향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아날로그 스타일의 액션과 멜랑꼴리하면서도 유머가 군데군데 녹아있는 이야기 구조 속 독특한 캐릭터들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정우성의 연출 의도 역시 “장르적인 외피는 액션이지만, 수혁의 죄책감과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후회, 남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 간의 엇갈림과 충돌이 주는 긴장감 그리고 웃음을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보호자'는 '클리셰'(상투적인 것)인 스토리를 갖고 저다운 시선으로 영화를 완성하는 게 저로선 도전이었습니다."
2인조 해결사 김남길과 박유나는 '보호자'에서 단연 돋보이는 '빌런 커플'이다. 2인자의 불안을 다채롭게 그려낸 김준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아역까지 배우들 연기 보는 맛이 있다.
액션신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나름의 개성이 있다. 자동차를 탄 수혁이 엔진 굉음을 내며 여러 명의 조직원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액션신 중 하나다.
정우성은 “수혁은 폭력적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폭력을 휘둘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인물"이라며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자신의 자동차 안으로 숨어 폭력적 행위를 뿌리치려는 황소처럼 보이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곳곳에 배인 유머 코드에 대해서는 “평소 웃음의 중요성, 그 가치를 늘 생각한다”며 “실없는 농담도 즐긴다. ‘진지충’ 아니다”라며 웃었다. "연기와 연출을 같이해 피로감이 컸고 (자신의) 연기 분량이 없을 때는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는 그는 "감독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영화 ‘비트’(1997)로 데뷔한 그는 자신을 주역으로 발탁한 김성수 감독에게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김성수 감독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해 준 영화판에 대한 사랑도 큰 그는 평소 영화계 ‘보호자’와 같은 마음을 보여왔다. 그는 “영화는 내 존재 가치를 만들어주는 일”이라며 “너무 소중하고, 더 좋은 영화를 고민하는 이유다. (영화계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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