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오는 16일부터 미래에셋증권과 NH증권을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한다. 증권업계 관행인 '채권 돌려막기' 관련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미래에셋과 NH투자증권 현장 검사에 나가 일임형 자산관리 상품인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신탁) 운용 실태를 점검한다. 금감원은 채권시장 관행으로 여겨지는 자전거래나 파킹거래 등 불건전 영업 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자전거래는 동일한 운용사가 두 개 이상의 내부 계좌를 이용해 한쪽이 펀드를 매도하면 다른 한쪽이 이를 매수하는 거래로 통상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해 사용된다. 파킹거래는 장부에 곧바로 기록하지 않고 펀드매니저가 직접 매수하거나 다른 곳에 매도하는 거래를 말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 대규모 환매 요청이 발생하면서 일부 증권사가 고객의 손실을 보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5월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가 단기 투자 상품인 랩·신탁 계좌에 유치한 자금으로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만기 불일치' 전략으로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3일 증권사 랩·신탁 운용 실태 점검 현황을 발표하면서 일부 증권사가 거래량이 적은 장기 기업어음(CP) 등을 편입하는 만기 미스매칭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고객 자산에 평가 손실이 발생하자 증권사 고유 자산을 고가에 매도해 이를 보전했다. 고객 계좌 간 연계·교체거래를 만기가 도래한 고객의 손실을 다른 고객에게 이전해 환매 대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16일부터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도 검사에 착수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운용 실태를 점검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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