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가 성균관대 반도체 계약학과 일부 졸업예정자의 인턴십 직무 배치를 놓고 잡음이 일었다. 해당 계약학과는 △회로 및 소자설계 △시스템 아키텍쳐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전공영역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있는데, 올해 졸업예정자 중 일부가 4년간 배운 전공과 무관한 직무로 배치됐다는 것이다. "4년간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바로 현장에서 활용한다는 계약학과의 취지를 깬 거 아니냐"는게 일부 학생들의 주장이다.
반도체는 융합학문으로 직무별 세분화된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강조돼 계약학과가 탄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공정한 절차를 거쳤고, 예년과 동일한 방식으로 직무와 부서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약속한 4년 장학금과 취업 확정 등을 비롯해 갖가지 혜택을 제공할 만큼 해당 학과와의 계약 상 의무를 이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직무와 부서까지 골라가려 한다면 다른 지원자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것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아무튼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는 상종가다. 종로학원이 발표한 3개 대학(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 계약학과 합격자의 수능 백분위 평균은 96.4점으로 전국 의대 평균(98.2점)과 1.8점 차이로 지난해 2.3점에 비해 격차가 줄었다. 의대 못지 않는 우수 인재들이 반도체 계약학과로 몰리는 건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번 사례를 통해 계약학과 학생들과 대학, 기업간의 소통 부재는 아쉬운 대목이다.
어째서 계약학과 학생들에게 '졸업하면 원하는 직무로 발령난다'는 인식을 심어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삼성전자가 훗날 더 큰 논란이 될 약속을 할리도 만무하다. 기업과 학생 사이에서 대학의 역할이 중요한 대목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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