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폭우, 태풍 올때마다 '도로 위 흉기' 돌변…"맨홀 조심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7 05:00

수정 2023.08.17 05:00

뚜껑 솟구치거나 감전 사고까지 잇따라 발생
서울 시내 맨홀 67만개 관리주체는 26곳
지난 10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분께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한 아파트 주변을 운행하다가 정차해 있던 101번 시내버스 밑바닥으로 갑자기 맨홀 뚜껑이 뚫고 올라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분께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한 아파트 주변을 운행하다가 정차해 있던 101번 시내버스 밑바닥으로 갑자기 맨홀 뚜껑이 뚫고 올라왔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폭우가 내릴 때마다 맨홀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맨홀 뚜껑이 잘 열리지 않도록 강화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열리게 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장치를 부착하거나 맨홀의 위치를 표시해 차량과 행인들이 피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t 차량도 들어올릴 수 있어"

17일 김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의 맨홀 수는 약 67만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맨홀은 매년 태풍이나 집중 호우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사고가 벌어져 문제가 돼 왔다.


지난 10일에도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지나면서 경남 창원에서는 맨홀 뚜껑이 솟구쳐 정차 중이던 버스 바닥을 뚫고 들어왔다. 지난해 8월에도 집중호우가 내려 서울 서초구에서 행인 2명이 맨홀 뚜껑이 열린 것을 모르고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보통 맨홀 뚜껑의 무게는 40㎏ 수준이나 제품에 따라 160㎏에 이르는 것도 있다. 순간적으로 물이 불어나면서 맨홀 내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맨홀 뚜껑이 솟구치면서 맨홀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무게가 무거운 만큼 시민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2014년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시간당 50㎜의 폭우에 40㎏의 맨홀 뚜껑은 순식간에 튀어 올랐다. 솟구친 맨홀 뚜껑은 1t에 달하는 마티즈차량을 30㎝ 정도 들어 올리는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일 창원 성산구에는 시간당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도로 위의 맨홀은 폭우가 내리면 언제든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보조 장치 통해 보완해야"

전문가는 이에 대해 맨홀 뚜껑을 아예 열리지 않게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배관의 배수 용량이 넘쳐서 역류하는 것이므로 한곳을 막게 되면 결국 또 다른 곳에서 역류가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맨홀에 보조장치를 달아 위험을 줄이는 대안이 제시됐다.

지난 8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맨홀 위치 알림 부표 장치'를 특허 등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맨홀 뚜껑이 열리면 맨홀 내부에서 부표가 떠올라 물에 잠긴 도로를 걷는 보행자에게 추락 위험을 경고하는 장치다.


공 교수는 "맨홀 뚜껑을 맨홀에 연결시켜 일시적으로 열렸더라도 자동으로 다시 되돌아가도록 하는 장치를 고안하거나 추락방지시설을 추가하는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한 관리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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