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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앞둔 마트, 된장찌개 끓이려면 1만4000원 써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6 16:57

수정 2023.08.16 16:57

16일 오후 한 대형마트에서 청상추가 42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판매가격(3600원대)보다 약 16% 오른 가격이다. /사진=이정화 기자
16일 오후 한 대형마트에서 청상추가 42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판매가격(3600원대)보다 약 16% 오른 가격이다. /사진=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워낙 물가가 비싸니 이제는 아예 마트에 저녁늦게 와서 마감할인 상품들을 위주로 구입을 한다. 그렇게해도 항상 10만원이 훌쩍 넘는걸 보니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1동 최씨)

추석을 한 달여 앞둔 16일 오후 찾은 이마트 청계천점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에서 만난 고객들은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잇달아 쏟아진 폭우가 논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신선식품 가격은 일제히 치솟았다. 9월 말 시작되는 추석 성수기까지 이어지면서 신선식품 고물가 행진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된장찌개 끓이는 재료비 1만4000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적상추 100g 평균 가격은 2066원이었다.
1년 전 1742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8.6% 뛴 가격이다. 이날 방문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모둠쌈 110g 가격은 4600~4900원대였다. 한 끼 먹을 수 있는 쌈 채소에만 5000원이 드는 셈이다.

제철 과일인 복숭아 가격도 지난해 대비 20%에서 40%까지 치솟았다. 복숭아 4~8개가 든 1박스를 작년 8월에는 1만1000원대로 구매할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1만5000원 이상을 줘야 한다.

가장 대중적인 집밥메뉴인 된장찌개를 끓이는 데 필요한 재료를 사면 1만원이 훌쩍넘어 차라리 혼자 사는 사람은 외식이 낫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된장찌개에 필요한 파(600g 3700원대), 양파(3kg 5900원대), 두부(2개 3800원대), 애호박(1개 1300원대)을 모두 사면 1만4000원이 넘었다.

마트에서 만난 가정주부 차씨는 "거의 매일 이곳에 장을 보러 오는데 쌈 채소, 오이 같은 신선식품 가격이 폭염 전보다 30~50% 정도 오른 것 같다"면서 "많이 차이가 나다보니 매일 장 보는 게 부담이 돼 할인품목 위주로 장을 보게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마트에서는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제품들의 판매가 급등 중이다. 이랜드킴스클럽의 경우 연일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시세 대비 최대 60%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실속 채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속 채소는 모양과 크기가 최상급 상품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신선도와 맛, 영양 등 품질면에서는 이상이 없는 정상 상품으로 7월 매출은 전월 대비 34% 성장했다.

■고물가 속 '가성비' 강화한 추석 선물세트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대형마트의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앞서 대형마트들은 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여의치 않은 주머니 사정을 반영해 5만원 이하의 가성비 선물세트의 품목 수와 물량을 대폭 강화했는데, 이같은 예상이 적중했다. 초기 판매실적을 보면 가성비에 컨셉을 맞춘 제품들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축산 선물세트의 경우 10만원 이하의 가성비 상품이나 냉동 상품들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역시 "5만원대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 문의가 지난해 사전예약 기간 초창기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눈여겨볼만한 점은 최근 대형마트들의 명절선물세트 판매량의 절반이상은 예약판매를 통해 진행된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본 판매 가격 대비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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