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보험사 상반기 순익 8조 육박… "3분기 실적이 관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6 18:11

수정 2023.08.17 09:35

고금리 누리며 은행만큼 벌어
3분기부터 새 회계제도 적용
업계 "앞으로가 더 중요" 차분
車보험료 인하·취약계층 상품 등
금융당국의 상생 압박은 커질 듯
보험사 상반기 순익 8조 육박… "3분기 실적이 관건"
경기 침체와 올해부터 적용된 신회계제도(IFRS17)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보험사가 상반기에 금융권을 대표하는 '5대 은행'만큼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IFRS17의 계리적 가정을 변경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3·4분기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역대급 순익을 올린 보험사를 향해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취약계층 보험상품 개발 등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 상반기 순익 8조원 육박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8조여원 수준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가 4조6000여억원, 생명보험사가 3조4000여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이다. KB국민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8조969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신회계제도에 유리한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급증했다. 삼성화재 상반기 순이익이 1조2166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고, 이어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한화손해보험 1837억원, NH농협손해보험 1413억원, 롯데손해보험 1129억원 순이었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이 97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한화생명 7037억원, 교보생명 6715억원, 신한라이프 3117억원, 미래에셋생명 1908억원, 동양생명 1861억원, NH농협생명 1415억원이 뒤를 이었다.

보험사 실적인 5대 은행을 능가하는 수익을 낸 배경으로는 보험사에게 유리한 고금리 환경과 올해부터 적용된 신회계제도가 꼽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는 보험사에게 유리한 환경"이라면서 "예를들어 신회계제도 도입으로 장기인보험은 부채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어서 이익이 나는 구조로, 신회계제도가 상대적으로 손보사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관건'… 상생금융 압박도

보험사들은 신회계제도의 계리적 가정을 변경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3·4분기 실적이 진짜 성적표로, 역대급 호실적에도 차분한 분위기다. 지난 1·4분기에도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을 두고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지난 14일 2·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IFRS17 도입 이후 시장에서 여러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수익성이 좋은 최근 상품을 이용해 CSM 부풀리기 등을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회계제도가 기준점이 달라지면서 회사가 산출한 계리적 가정을 서로 다르게 적용하다보니 기준이 애매한 측면이 있어서 상반기에 논란이 벌어진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이 계리적 가정에 대한 기준을 좁힌 방향성을 제시했고 3분기부터 적용되니 3분기 실적을 봐야한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태풍과 폭우 속에서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통상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76~80%대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침수 피해가 적었던 것은 사실인데 자동차보험은 기후 영향과 코로나19 이후 영향을 받고 있어서 향후 손해율 추이를 보면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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