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747버스, 트럭이 뒤에서 밀었는데.." 오송지하차도 미공개 영상 공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7 07:04

수정 2023.08.17 07:06

14명 사망한 참사 블랙박스 영상 추가 공개
오송지하차도 참사 당일 지하차도 내부 블랙박스 /KBS 보도화면 갈무리
오송지하차도 참사 당일 지하차도 내부 블랙박스 /KBS 보도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사망자만 14명에 달했던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상황이 담긴 미공개 블랙박스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오송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협의회는 지난 16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당시 블랙박스 영상 4개를 공개했다.

선루프·창문으로 몸 빼낸 시민들, 필사의 탈출

영상을 보면 당시 앞서가던 차들이 순식간에 차오르는 물에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대로 멈춰 서 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747번 버스도 불어난 물에 들썩이며 뒤로 밀려났고 바로 뒤에 트럭이 버스를 들이받으며 막아봤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SUV 차량 위로 다른 승용차 한 대가 떠오르는 모습도 담겨있다.


시민들은 차량 선루프와 창문으로 가까스로 몸을 빼내 필사적으로 헤엄을 치거나 중앙분리대를 잡고 이동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시민이 물살을 헤쳐나가다 역부족이었는지 떠다니는 차량 위로 올라서 119에 다급히 구조요청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상 속에 등장한 시민 일부는 지하차도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송지하차도 참사 당일 지하차도 내부 블랙박스 / KBS 보도화면 갈무리
오송지하차도 참사 당일 지하차도 내부 블랙박스 / KBS 보도화면 갈무리
"생명 못 살렸다는 죄책감에 트라우마" 고통 속의 생존자들

협의회는 이날 "생명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으로 숨죽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라며 "엄청난 트라우마로 당시 기억을 떠올릴 수조차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상 회복이 가능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암담한 상태"라며 "우리는 피해자이며 피해를 기관으로부터 사과받고 상처를 치유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호소했다.

협의회는 “현재 경찰 조사만 받은 자신들이 잊히는 존재가 되었다”라며 “2차 가해가 두려워 존재에 대해 내색조차 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 자리엔 참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씨(44)와 한근수씨(57)도 함께했다.

"인재든 관재든 철저한 조사로 사과받고 싶다".. 충북지사·경찰청장 등 고소

협의회 측은 인재 및 관재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관련 책임자 엄벌, 수사 과정 등 공유 등을 촉구했다. 또 혼자 외로이 힘들어하는 생존자의 참여와 2차 가해 삼가, 일상 복귀에 필요한 신속한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장창훈 충북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 김교태 충북경찰청장, 정희영 흥덕경찰서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유실되면서 하천물이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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