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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출두' 이재명에 복잡해진 총선 셈법… 여야 모두 안갯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7 18:06

수정 2023.08.17 18:06

檢 수사 가속… 체포동의안 촉각
민주, 가결 전망 속 내홍 심화 우려
국힘, 野 리스크 해소땐 총선 변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이 대표는 "말도 안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이 대표는 "말도 안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는 것을 두고 여야 모두 속내가 복잡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이를 기점으로 친명과 비명 간 내홍이 더 격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동력 삼아 상대적 우위를 누리려고 했던 국민의힘도 민주당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내년 총선 전략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검찰이 회기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이 당에 혼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정치적으로 수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말도 안 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며 사법리스크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당에서도 검찰에 대한 반발과 이 대표의 결단으로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오더라도 가결되지 않겠냐는 분위기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야당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체포동의안을 보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감정이 맞지 않다"면서도 "당 대표가 (가결로) 결단을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비명계 의원도 "본인이 나가겠다는데 당론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며 "그냥 가결 표결을 하면 된다. 표가 갈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체포동의안 표결로 인해 계파 간 갈등이 극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는 혁신안을 두고 당 지도부 사퇴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분열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다른 비명계 의원은 "친명계 의원들이 정치탄압이라고 생각하고 (가결표를) 안 던질 수도 있다"며 "(갈등 상황이) 당연히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거취에 따른 총선 셈법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비명계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퇴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대표 체제를 유지해 '옥중공천'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날아올 경우 가결을 예상하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현재만큼 표출되지 않은 지난 2월에도 30여명이 이탈표를 던졌으니 이번 표결에는 가결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발 빠른 검찰 수사를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 대표의 부재로 민주당이 빠르게 정상화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상대적 우위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당의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대혼란으로 빠져들 건지 아니면 새롭게 거듭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쉽게 관측하긴 어렵지만 진정한 개혁이 이뤄진다면 국민의힘에 과연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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