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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엔화표시 채권 '사무라이본드' 외환위기 이후 첫 발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7 18:13

수정 2023.08.17 18:13

日 주요은행 등 민간투자자 대상
200억엔 규모… 한일 경협 확대
정부, 엔화표시 채권 '사무라이본드' 외환위기 이후 첫 발행
정부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사무라이 본드'로 불리는 엔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한다. 일본의 주요 은행 등 민간투자자가 대상이다. 외평채는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자여서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다. 벤치마크 지수다. 한국 기업들이 싼 금리로 일본 자금을 조달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중 일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엔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엔화 표시 외평채 발행은 지난 6월 한일 재무장관 회의 후속 조치 성격이 짙다.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미토모 미쓰이, 미즈호, 미쓰비시 등 일본 3대 민간은행을 비롯해 10개 기관의 고위경영진이 참석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에서 엔화 외평채 발행계획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규모는 200억엔(약 1800억원)이다. 하지만 이는 공시를 위한 최소금액이라 실제 발행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정부의 외평채 발행한도는 27억달러(약 3조6200억원)다.

정부가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엔화 외평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엔화 외평채가 발행된 적이 있었지만, 이는 해외동포와 국내 거주자 대상이었다.

엔화 외평채는 일본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발행된다.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낮다. 일본 투자자들이 몰리면 금리는 더 떨어진다.

달러, 유로 중심인 외화보유액의 다변화 효과도 있다. 외평채는 외화를 활용한 운용수익 등과 함께 외환보유액을 조달하는 핵심 수단 중 하나다. 일본 투자자가 엔화 외평채를 많이 살수록 외환보유액에 엔화가 쌓이는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엔화 표시 채권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 금융기관, 공공기관 채권에 대한 일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릴 수 있고 신용도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이는 조달비용 절감과 연결된다.


추 부총리는 일본 방문 당시 "엔화 외평채는 일본 금융기관에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기업, 금융기관의 엔화 채권 발행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외평채를 2017년부터 매년 발행했지만 지난해에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시기를 놓치면서 발행하지 않았다.


2021년 10월 13억달러(달러화 표시 5억달러, 유로화표시 7억유로) 규모를 발행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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