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사 시작 약 13시간 반 만에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10시30분경부터 다음 날 오전 12시1분께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약 13시간 반에 걸친 조사를 받고 나오며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 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검찰에 용도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팔았으면서도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식품연구원이나 이를 승인한 국토부가 진짜 배임죄라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이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이 대표는 오전 10시30분쯤부터 오후 9시까지 10시간 30분간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조서를 열람한 뒤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 대표 측 변호인으로 조사에 입회한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는 이번 조사 외에 검찰의 추가 조사 요구 여부에 대해서 “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은 2014~2015년 백현동 소재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가 성남시로부터 부지 용도 변경 등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최종 결재권자인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이 같은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조사를 위해 약 300쪽 분량 질문지를 준비하고 이 대표에게 인허가 특혜 제공 관여 여부와 범행 동기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4분경 서울중앙지검 인근 법원 삼거리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입장문을 낭독하며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저를 희생 제물로 삼아서 정권의 무능함과 정치 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겠다는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10시40분경 검찰 청사에 도착해서도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의혹은 지난 정부에서 제기돼 감사원에서 감사한 뒤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이것을 정치 수사로 폄훼하는 것은 수사팀 입장에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조사 내용 등을 바탕으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