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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북한 인권놓고 한미일 vs 중러 치열한 논리 대결 펼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8 05:00

수정 2023.08.18 05:00

17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서 회의 개최
한국 북한 인권문제 방치 국제사회 위협
북한은 회의 불참
17일(현지시간) 6년 만에 북한 인권 상황을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회의장.
17일(현지시간) 6년 만에 북한 인권 상황을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회의장.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을 규탄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의 발언이 쏟아져나왔다. 안보리에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던 지난 2017년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공개회의가 열린 가운데서다.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의 편에 선 국가들이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이 참혹한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북한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린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6년만에 처음으로 열린 북한 인권 문제 공개회의에 앞서 이 의제가 절차상으로 적절한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리 대결이 펼쳐졌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안보리가 주목해야 할 국제 평화 및 안보 이슈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안보리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인 국가가 자행하는 인권 유린을 포함해 여러 인권 침해에 침묵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의 심각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황준국 주유엔대사 역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안보리의 방치는 궁극적으로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황 대사는 북한 정권이 주민 복지에 써야 할 자원을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지 못한다면 핵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이시카네 기미히로 대사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그대로이며 심지어 개선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 침해는 현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사회에서 북한과 함께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가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발언을 신청해 "유엔 안보리의 주요 책임은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라며 북한이라는 특정 국가의 인권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어 겅 부대사는 안보리가 북한 인권을 논의하면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 부정적인 결과만 부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도 중국과 엇비슷한 입장이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미국과 일본, 한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한미일의 책임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안보리 회의 종료 후 한미일 등 52개국 대표들은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유엔 회원국들의 동참을 호소했는데 북한 측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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