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지구대·파출소가 평균 29% 많은 시민 담당
21일 경찰과 관악구청 등에 따르면 올해 기준 서울 관악경찰서 신림동에 위치한 1개 지구대·파출소가 담당하는 시민 수는 4만9016명으로 지난해 서울 전체 지역 평균 담당 시민 3만8799명에 비해 29%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서울시가 지난 2021년 공개한 '자치구별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 및 강제추행·절도·폭력) 발생건수'를 보면 관악구는 인구 1000명당 8.8건으로 25개 자치구 중 8위다. 특히 신림동은 관악구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1인 가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유동 인구까지 많은 특성상 치안을 맡은 경찰에 업무가 쏠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신림 지역 경찰들도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신림 지역 경찰 관계자 A씨는 "경찰 조직이 확장·개편하고 예전에 비해 치안 경력에 손실이 생겼지만 충원이 잘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말 타이트하게 정원을 잡아두고 있어 순찰차 풀가동도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20년 이상의 베테랑 경찰 B씨도 "예전에는 지구대 한 팀에 15명씩 가용될 때도 있었다"며 "예전에 비해 신고 확인 절차도 복잡해지고 인원은 적은데 직원들의 업무량만 늘었다"고 했다.
'신림=우범지대' 낙인 우려
신림 지역 경찰 인력 부족 현상은 해소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 전반이 인력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은 3만1623명이다. 정원 3만1559명보다 64명이 많은 수치지만 민생 치안에 투입되는 낮은 직급에서는 현원이 정원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순경은 정원(9535명) 대비 절반이 결원인 4909명만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고통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 신림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38)는 "최근 흉흉한 사건들로 매출이 30%이상 감소했다"며 "언론에서 신림동이라는 제목이 나올 때마다 심장이 철렁한다"고 토로했다.
관련해 관악구청도 "신림역주변 지역상권은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며 "신사동, 신림동, 서원동, 신원동 등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에 집 밖으로 외출을 하지 않는 등 지역 침체도 함께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언론에 '신림동' 대신 사건발생위치를 관악산 자락으로 정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의무경찰 폐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업무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라며 "신림동 낙인효과 방지를 위해 충분한 시간에 걸쳐 순찰 등 강력한 예방활동과 폐쇄회로(CC)TV 확충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해 치안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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