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아들 보는 앞에서... 이주여성 아내 살해한 남편 징역 15년

울산지법
20살 차이 60대 남편 이혼 요구에 외도 의심
잘못 사온 설탕 타박하자 격분해 범행
아내 B씨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던 중 사망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15년을 함께 산 이주여성 아내를 살해한 60대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아내의 이혼 요구에 외도 의심을 해오다 자신의 아들 앞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울산 울주군의 거주지에서 "설탕 10kg짜리를 사와야 하는데 왜 3kg짜리를 사왔냐"라며 타박하는 아내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2년 전부터 아내 B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외도를 의심해왔던 A씨는 사건 당일 B씨가 심부름을 제대로 못 한다며 자신을 타박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옆에 있던 10대 아들이 자신의 얼굴을 밀치며 강하게 말리는데도 B씨를 상대로 범행을 이어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이 B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B씨는 연명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B씨는 15년 전 A씨와 결혼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주여성이었다.

B씨는 A씨와 결혼하면서 베트남에 두고 온 또 다른 아들이 취업을 위해 한국에 입국해 울주군 지역에 머물자 그 아들의 거처에 다녀온다며 자주 집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씨와 B씨는 20살이 넘는 나이와 성격 차이 등으로 인해 사소한 시비가 발단이 되어 다투는 일도 잦았고 이로 인해 B씨는 1~2년 전부터는 A씨에게 이혼을 요구해 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린 나이에 피고인을 믿고 타국으로 이주해 결혼하고 아들까지 출산해서 양육한 피해자를 잘못된 생각으로 무참히 살해했다"라며 "다만, 피고인이 고령이면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고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mail]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