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드위치 체인 서브웨이가 사모펀드 로어크에 팔린다. 매각 가격은 96억달러(약 12조8700억원)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서브웨이가 사모펀드 로어크(Roark)캐피털에 약 96억달러에 매각하기로 거의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주 안에 매각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로어크는 그동안 경쟁 사모펀드 TDR, 시커모어 등과 서브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최근 수일 동안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인수 계약을 거의 마무리지었다.
다만 아직 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여전히 다른 곳이 인수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코네티컷주 밀포드에 본사가 있는 서브웨이는 미 식당 체인으로는 8번째로 규모가 큰 업체다. 지난해 미 매장 수는 2만810개, 매출은 98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세계적으로는 매장 수가 3만7000여개 수준이다.
서브웨이는 한 때 공격적인 신규 매장 출점을 통해 세계 최대 식당 체인으로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정체를 겪으면서 순위가 많이 내려갔다.
테크노믹에 따르면 서브웨이의 정점은 2012년이었다. 당시 전세계 매출이 180억달러로 지금의 거의 2배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후 피타핏을 비롯해 경쟁 샌드위치 체인점들이 만들어지면서 경쟁에서 밀려 직영 매장들이 문을 닫고 프랜차이즈도 상당수 접어야 했다.
서브웨이는 공동창업자인 고 프레드 데루카가 수십년을 이끌었지만 백혈병 진단을 받고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그의 여자 형제인 수잰 그레코가 회사를 경영했다. 그레코 역시 2018년 은퇴했다.
데루카와 함께 1965년 서브웨이를 공동창업했던 피터 벅도 2021년 사망했다.
데루카와 벅은 당시 코네티컷주 브릿지포트에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다. 서브웨이의 시작이었다. 벅은 샌드위치 가게를 열 때 데루카에게 1000달러를 빌려주면서 창업에 동참했다.
두 창업자가 모두 사망한 지금은 데루카와 벅의 유족들이 서브웨이 지분을 갖고 있다.
서브웨이는 2019년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면서 환골탈태에 나섰다.
지휘봉을 잡은 존 칫지는 미 매장을 줄이는 대신 해외 영업을 확대했다. 2021년부터 해외 프랜차이즈 계약 15건을 통해 전세계 매장 약 9000개 증설에 나섰다. 이 가운데는 앞으로 20년 동안 중국에서 4000개 가까운 매장을 내는 계약도 있다.
한편 서브웨이 인수 계약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사모펀드 로어크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다. 식당·음식 사업에 문외한도 아니다.
로어크는 현재 프레첼 공급업체 앤트앤스, 햄버거 체인 아비스, 샌드위치 배달 전문점 지미존스를 거느리고 있다. 또 아이스크림 체인점 배스킨라빈스와 카벨도 로어크 소유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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