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로마 가톨릭교회가 파산을 신청했다. 수백건의 '아동 성 학대' 소송으로 수천억원대 부채를 떠안게 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로마 가톨릭 샌프란시스코 대교구는 "아동 성 학대 관련 소송 해결을 위해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챕터11는 우리나라 과거 법정관리와 비슷한 절차로 법원이 기업 정상화가 청산보다 더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정부 관리하에 기업회생할 수 있다.
살바토레 코딜레오네 대주교는 성명을 통해 "파산보호 신청 절차가 학대받은 이들에게 자비롭고 공평한 해결책을 제공하고 신자들과 지역사회에 우리가 계속해서 봉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캘리포니아주는 공소시효로 인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피해자들도 아동 성 학대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샌프란시스코 대교구에는 500건의 관련 소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코딜레오네 대주교는 "아동 학대 혐의 관련 대부분은 1960,70년대에 발생했다"며 "이미 사망했거나 더 이상 성직에 있지 않은 사제들이 관련돼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교구는 파산 신청서에 1억 달러(약 1341억원)에서 5억 달러(약 6707억원) 사이의 자산과 비슷한 규모의 부채를 갖고 있다고 적었다.
수년 전 전 세계 곳곳에서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사건과 은폐 의혹이 속속 드러나자 로마 가톨릭 샌프란시스코 대교구의 파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오클랜드와 샌타바버라 교구도 올해 각각 수백 건의 성 학대 소송의 영향을 이유로 파산 신청을 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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