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과열된 사교육 시장에 커지는 정상화 요구…"지나친 개입" 반발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2 12:57

수정 2023.08.22 12:57

['사교육 공화국' 대한민국]
지난 6월25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뉴시스
지난 6월25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정책을 두고 현장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소득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교육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지나친 개입으로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또한 '킬러문항'을 출제한 것은 교육당국인데 근본적인 책임을 사교육계에 돌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대인재와 대성학원 등 대형 입시학원은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방침에 맞춰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정부가 대형 입시학원을 대상으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실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자, 교재비와 수강료를 인하하는 등 학원비를 낮추고 나선 것이다.


사교육 시장의 거품을 제거해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정부 기조에 공감하는 반응은 적지 않다. 그동안 사교육 과열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득 수준이 높을 수록 전문화된 입시 교육을 많이 받는 '부인부 빈인빅' 현상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이다. 그러나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은 한달 사교육비로 64만8000원을 사용하고 있다고 집계됐다.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에서 17만8000원을 쓰는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를 둔 최모씨(43)는 "다섯살짜리가 한달에 100만원이 넘는 영어학원에 다니고, 초등학생이 의대 입시반을 가는게 상식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지금의 사교육 풍토는 과열을 넘어서 불공정한 상태. 정부가 나서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사교육에 소모되는 과도한 비용이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사교육 격차가 부를 대물림하고 사회양극화를 앞당기는 효과를 낳고 있다"라며 "부모들이 훗날 노후를 위해 비축해야 하는 자금까지 자녀들 사교육에 투자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현재의 교육 환경이 건강한 경쟁을 불러일으켜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를 신장시킨다고 할 수 있나"라며 "학교에서 1등을 하는 아이도도 불안해서 학원에 다닐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기적했다.

하지만 정부가 학원가를 카르텔과 부조리 집단으로 규정하며 범죄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부조리 사례가 드러나긴 했지만 학원가는 제도권 내에서 학부모·학생의 자유의지 하에 선택돼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이유에서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킬러문항은 평가원에서 출제했고 업계는 이에 대비한 강의를 제공한 것 아닌가"라며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책임을 학원에 떠넘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형 입시학원을 탈탈 털었지만 '사교육 카르텔'로 경찰 수사의뢰가 된 것은 4건에 불과하다. 학원가를 집중단속 대상인냥 취급할 정도는 아니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학원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사교육이 되려 음지화되거나 학생·학부모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다른 입시 업계 관계자는 "일타강사라 해도 한달 인터넷 강의 수강료는 10~20만원 수준"이라며" 학원에서 무료로 입시 상담회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학원가의 이러한 기능이 위축되면서 학생·학부모가 입시 정보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소위 돈 잘버는 학부모들은 고액의 과외나 입시상담 받게 될 것"이라며 "학원은 제도권에서 운영되는데 전체 시장이 범죄 집단인 것처럼 악마화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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