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방문규 장관 지명
한전 등 공기업 개혁 등 '과제'
'잼버리 책임론' 인사청문회 변수
한전 등 공기업 개혁 등 '과제'
'잼버리 책임론' 인사청문회 변수
여기에 태양광 비리 등 산업부 내 이권 카르텔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읽힌다.
이날 방 후보자뿐만 아니라 후임 국조실장으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내정되면서 윤 정부 체제에서 기재부 출신 관료들이 약진하고 있다. 국정 이해도가 높고, 정책조정력이 뛰어난 기재부 출신 기용을 이해한다는 입장도 있는 반면 지나친 쏠림현상이 가져올 승진적체, 내부반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잼버리 TF 역할, 인사청문회 발목 잡나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임으로 방문규 국조실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그동안 더디게 진행된 탈원전 폐지정책에 윤 대통령이 칼을 꺼내 든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장관들에게 "탈원전, 이념적 환경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못하고 모호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하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같은 지시 하루 만에 당시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산업부 2차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
이에 방 후보자는 우선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탈원전 폐지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전 부처 차관과 협조하며 국정과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국무조정실장 경험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경영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망가진 한국전력 등 산업부 산하 공기업 개혁도 방 후보자에게 주어진 숙제다.
다만 인사청문회에서 '새만금 잼버리 책임론'이 걸림돌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 후보자가 국조실장 시절 새만금 잼버리 점검·지원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해왔기 때문이다.
■산업부 '카르텔' 경고성 인사라는 해석도
윤 대통령은 이날 공석이 되는 국조실장에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을 내정하는 등 기재부 출신을 2명이나 중용했다.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각각 한훈 통계청장, 박성훈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이 임명된 이후 핵심 고위직에 또 기재부 라인을 선임한 것이다.
산업부는 산업정책 전반과 원전·신재생에너지, 통상업무를 관할하는 거대 부처다. 인재풀이 풍부해 교수 등 외부 출신이 장관을 맡는 경우는 있지만 다른 부처 출신이 장관을 맡는 것은 흔치 않다. 기재부 출신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2017년 주형환 전 산업부 장관 이후 6년 만이다.
"또 기재부 출신이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정부와 대통령실에서 기재부 출신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정권의 '투톱' 격인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재부 출신이다. 한덕수 총리는 재정경제부 장관, 김대기 실장은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을 지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최상목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정부부처 요직에도 기재부 출신이 두루 포진해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재부 재정관리관을 거친 예산통이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은 기재부 국토교통예산과장, 강완구 국방부 기조실장은 기재부 재정관리국장 출신이다.
경제관료가 주요 공직을 독차지하는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천하'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처럼 기재부 라인 중용은 예산편성권, 다시 말해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예산편성 흐름을 알고 있는 기재부 재정·예산라인을 영입하는 게 부처 입장에서는 유리하다는 의미다.
특히 기재부는 부처 간 조율 역할도 하기 때문에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기재부 출신을 앞세우면 진행이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지방정부 경제·정무부시장에 기재부 출신을 중용하는 것도 속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장관의 후임으로 산업부 출신을 제외한 것은 부처 내 '카르텔'에 대한 경고성 인사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타 부서 출신 장관 지명을 통해 내부 분위기 혁신 등 다소 느슨해진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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