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전혜진이 남편인 이선균과 '배우 부부'로 살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말했다.
ENA·지니TV 드라마 '남남'(극본 민선애/연출 이민우)에서 주인공 은미로 열연한 전혜진은 22일 뉴스1과 만나 은미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남남'에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전혜진은 '남남'에서 10대 시절 '고딩엄마'가 된 은미 역할을 맡아 힘 뺀 코믹 연기부터 진한 감정연기까지 전하며 열연했다. 그동안 작품에서 냉철하고 강인한 여성을 그렸던 전혜진은 철 없고 오지랖 넓지만 솔직하고 귀여운 엄마에 도전,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남남'은 첫회 1.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로 출발해 5.5%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전혜진은 '남남'을 통해 받은 사랑을 체감할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많은 배움과 기쁨을 얻었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은미처럼 조금은 각을 '덜' 잡고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로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N인터뷰】②에 이어>
-어떤 선배인가. 주변에서 리더십을 기대할 것 같다.
▶저는 그런 리더십이 전혀 없다. '뭘 하자' 이런 말을 못한다. 현장에서도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내가 못한다. 이번에 안재욱 선배를 보면서 큰형같은 모습, 연륜을 봤다. 현장이 좀 지쳤을 때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니까 역시 대단하시다고 느꼈다.
-후배들에게 조언도 해주나.
▶연기 조언은 거의 안한다. 도움이 필요하고 힘든 친구들은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다. 나도 예전에는 (선배들의) 조언을 들었는데 사실 잘 안 들어온다. 그냥 서로 배우여서 어떤 마음인지 아니까 상황을 들어주는 거다. 진로상담까지는 어려워도 이야기는 들어주려고 한다.
-최근 장항준 감독과 남편 이선균이 유튜브, 방송에서 전혜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번에 연락은 안 왔나.
▶왔다. '남남'에 대한 생각을 얘기해주지 않고 나를 자꾸 강자 캐릭터에 놓고 (이야기를) 구상을 하더라. 그래서 '내 이야기 하지마'라고 마지막 경고를 했다. 팔아먹을 만큼 팔아먹지 않았냐고 했다. (웃음) 내가 집에서 그런 방송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어서 주변에서 말해줘서 알았다. 나 이런 사람 아닌데 이들이 이런 캐릭터를 만든 것 같다 싶다.
-'남남'에 대한 이선균의 반응은.
▶'딱 너네! 잘할 것 같아' 라고 하길래 '나라니?'라고 했다. 집에 있을 때 내 편한 모습이 나오니까, 드라마 전부터 잘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촬영하고 집에 와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배우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건 어떤가.
▶예전에는 같은 배우라는 것이 좀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지금은 각자 인정해주자는 마음이 더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부단히 노력을 하고 깨부수어야 한다. 지금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편안해 졌다. 작품 이야기도 예전에는 내가 뭘 어떻게 해주려고 했다면, 지금은 벗어나서 들어주는 거다. 그리고 이제 별로 관여를 안한다. 모니터링도 잘 안 한다. (웃음)
-배우와 결혼하는 것에 대해 후배 배우들이 조언을 구하지는 않나.
▶많이 물어본다. 우리처럼 살아야 한다 그런 건 없다. '(부부가) 어떻게 마냥 좋기만 하겠나. 다만 (직업이 같으면) 자기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렇고 저렇고 설명하지 않아도 인정해줄 수 있는 사이인 거다. 가치관이 맞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은 게 아닐까. 그렇게 진심으로 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어려운 위기가 있더라도 다른 남자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한다. 그래도 당연히 싸움은 늘 있을 거라고도 얘기해준다.
-여성서사 드라마를 많이 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검블유'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나는 정말 기자분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20대 때부터 예능이나 다른 곳에 나가서 나를 알리는 배우는 아니니까 인터뷰에서 보인 모습이 많이 드러난 게 아닐까 싶다. 20대 때 나는 (인터뷰에서) '대본이 없어요' 라면서 많이 분노하고는 했다. (웃음) 그때는 남자 감독님이 글을 쓰고 연출을 하고 그랬다. 그 분들은 여성에 대해 잘 모르는 거다. 여자에 대해 잘 모르니까 (여성을 다룬 작품이 많이 없었다) 근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아들을 키우지만 아들에 대해 잘 모르겠다. 정말 다른 거다. 지금은 현장이 많이 바뀌었다. 여자 (창작자)가 정말 많고 이야기도 훨씬 다양해졌다. '남남' 같은 작품이 잘 돼서 또 다른 작품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본인 스스로도 많이 편안해진 것 같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나와 세상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아이도 낳아서 키웠고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예전에는 진실이라는 게 중요했고 그걸 찾으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관계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 '나나 잘하자'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배우로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이쪽으로. (웃음) 은미같은 느낌의 캐릭터도 더 해보고 싶다. 코미디도 좋고 조금은 각을 덜 잡는 그런 것이 좋아졌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남남'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한 요즘이다. 그리고 많이 표현해주시는 걸 저도 느끼고 마음을 받다 보니까 보답하고 싶고 더 욕심이 생긴다.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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