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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부산에서 초초임계압발전소(USC)급 미분탄 보일러 암모니아 혼소발전 기술개발을 위한 주요 참여기관간의 얼라이언스(협의체) 선포식이 개최되며 실증사업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당 실증사업에는 전체 25개 기관, 총 30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한다. 이 가운데 비에이치아이,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등 민간부문에서도 국내 주요 에너지 인프라 전문기업들의 참여가 있었다.
암모니아 혼소발전 기술은 복합화력발전(HRSG)과 함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있어 향후 20~30년간 중요한 발전원이 될 차세대 기술이다. 암모니아 혼소란 석탄화력 발전에서 암모니아를 석탄 등의 연료와 함께 연소하는 방법이다.
암모니아의 가장 큰 특징은 분자 구조가 수소와 질소로만 구성돼 있어,연소 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암모니아는 무탄소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이를 활용한 발전기술을 활발히 연구개발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단을 조직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USC급 미분탄 보일러(PC)와 순환유동층 보일러(CFBC) 2종에 대한 암모니아 혼소발전 기술개발을 목표로 실증에 착수했다.
지난해 원자력발전소의 발전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발전 비중이 탈원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35% 가량의 석탄화력 발전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신규 원전의 도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인 가운데, 원전 및 풍력 등 친환경 발전 설비는 건설기간이 길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탄소중립을 유지하는 한편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방안이 암모니아 혼소기술과 복합화력발전이다. 표준 복합화력발전은 평균 500MW 내외의 중소 규모 발전소를,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1000MW 이상의 대형 발전소를 대상으로 한다.
국내에 가동되고 있는 석탄화력 발전소는 총 57기로, 정부는 발전 용량에 따라 암모니아 혼소 적용과 복합화력발전으로의 전환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관련 국내 발전설비 전환계획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USC급 미분탄 보일러 17기(16.4GW)를 암모니아 20% 혼소 보일러로 우선 전환할 계획이다.
발전 기자재 업계는 암모니아 20% 혼소 개조 시 1GW 보일러를 기준으로 약 6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16.4GW 전체 시장으로 계산 시 총 1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또 정부는 이 외에도 초임계압발전소(SC) 등 추가 26기에 대한 전환도 논의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필두로 동서발전, 중부발전, 남부발전 등 주요 발전기관은 비에이치아이,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과 각기 다른 실증장소에서 유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에이치아이는 당진(USC급 미분탄 보일러)과 삼척(순환유동층 보일러)에서 실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미분탄 보일러 암모니아 혼소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IHI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혼소율 20%를 달성해 유일하게 상업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초 IHI는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 GE와 100%암모니아 전소 발전이 가능한 가스터빈 개발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암모니아 혼소보일러의 핵심은 연료를 연소시키는 버너(Burner)다. 암모니아 연소 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얼마나 적게 배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일본 IHI는 미국 포스트휠러(Foster Wheeler)와의 오랜 기술제휴을 바탕으로 버너 설계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현재 개발된 버너도 포스트휠러의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 2020년 포스트휠러의 관련 사업부를 완전 인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비에이치아이는 관련 제품의 설계, 제작 역량은 물론 검증된 공급실적과 경험 및 노하우도 내재화한 것이다.
비에이치아이는 현재 암모니아 혼소 보일러에대한 사양 협의와 설계를 동시에 진행 중으로, 연내 보일러 데모 제품 개발을 마치고 적용 전 테스트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내년 말까지 실증현장에 실물 사이즈 보일러 제품을 장착해 시운전 및 본격 가동에 나설 방침이다.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암모니아 혼소 기술은 복합화력발전과 함께 현실적으로 탄소중립에 빠르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며 “기존 석탄화력 발전 설비를 철거하지 않고 개조를 통해 재이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성도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해외에서도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다방면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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