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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그룹회장, 사내이사 사임 주주서한
지배구조 개선,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도 요구
현대엘리 “아직 의사결정 단계 아냐..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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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 “아직 의사결정 단계 아냐..검토할 것”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는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구체적으로 최대주주이자 그룹회장,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현 회장의 과다 연봉 수령, 이해관계 상충, 과도한 겸직 등을 문제 삼았다.
현 회장은 앞서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인 쉰들러 홀딩스가 제기한 주주대표소송 당사자이기도 한데, 대법원은 지난 3월 현 회장의 선관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지연이자 포함 배상금 2800억원을 지급했다.
쉰들러 홀딩스 측은 현 회장을 상대로 별건 주주대표소송도 진행 중이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이와 관련 “본인 귀책사유가 있어 배상금을 물어준 곳에 경영진으로 자리를 시키는 상태는 심각한 이해상충 여지가 있다”며 “쉰들러 측이 별건 소송도 진행 중인 만큼 선제적으로 최고 경영진과 최대주주 분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명 팀장은 현 회장이 현대무벡스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 현대아산 사내이사 등 여러 곳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는 점과 지난 3년간 현대엘리베이터 및 계열사로부터 120억원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는 점도 사임 사유로 꼽았다.
공개주주서한에는 이와 함께 현대엘리베이터 지배구조 개선,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을 요구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변경 △자회사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 설치 △독립적 감사 선임 등이 그 대안으로 제안됐다.
명 팀장은 “이번 주주서한은 KCGI자산운용 첫 ‘수탁자 책임 활동’ 사례”라며 “서한에는 소액주주와 대주주의 대립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회사, 대주주, 소액주주 모두에게 이로운 제안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어떠한 의사결정을 하기는 어렵다”며 “일단 주주서한이 들어왔으니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CGI자산운용은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지분 2% 이상을 확보하고 있고, 향후 다른 투자기업 대상으로도 추가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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