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염수 방류' 강대강 대치
與 "지원 예산 2000억 증액 요구"
野, 촛불집회 등 대정부 공세 돌입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여야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염수 방류에 따른 피해 어민을 위해 지난해 대비 2000억원의 예산 증액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장외 촛불집회 여론전을 통해 대정부 공세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與 "지원 예산 2000억 증액 요구"
野, 촛불집회 등 대정부 공세 돌입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는 23일 국회에서 정부와 오염수 방류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성일종 TF 위원장은 긴급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정부가 (어민 지원을 위해) 8000억원을 배정했는데, 우리 정부는 전년 대비 2000억원을 증액해서 지원하는 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해양수산부는 어민 지원 대책으로 금융·세제 등 경영 안정 예산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에 따른 어민 피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고, 여당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성 의원은 "기존 금액이 적다고 인정돼 당에서도 추가로 요구해 2000억원 정도를 어민 지원에 쓰겠다"고 설명했다.
어민 지원 외에도 당정은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이상 상황 발생시 즉각 방류 중지 요청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일본 정부와의 핫라인 개설 △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 △후쿠시마 인근 공해 8곳·태평양 10곳을 포함한 218곳에서 해수 채취 등을 추진키로 했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에 한국 전문가가 상주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구는 정기 방문 형태로 조정됐다. IAEA가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상주에 준하는 역제안을 한 것으로 △방류 오염수 관련 자료 매일 공유 △주 1회 화상 회의 △한국 전문가 월 2회 후쿠시마 현장 방문 및 토론·점검 등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염수 대정부 공세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지금 해야 할 일은 정쟁이 아니라 철저한 감시와 모니터링으로 실질적인 국민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정부 공세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정부는 일본의 방류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도 방류를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며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 일본 언론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오염수 조기 방류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고리로 야권은 윤석열 정부가 내년 총선 전략과 국민 안전 문제를 교환했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는) 왜 해당 보도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나"라며 "(오염수 조기 방류를) 요청한 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향후 대처 계획을 보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나아가 당 내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 168석으로 윤석열 탄핵 발의합시다"라며 "민주당 단독으로 가능하니 이제는 해야 한다"고 썼다.
민주당은 장외 여론전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수도권 폭우가 예보된 이날 저녁 민주당은 국회 경내에서 의원단, 보좌진, 당직자, 당원 등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촛불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오는 26일에는 광화문에서 시민사회와 연대한 총집결대회도 열 계획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일본이) 해양 투기를 시작하는 24일부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국민 피해 시나리오에 대비하도록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며 "해양 투기를 철회하고 중단시키는 방안을 찾도록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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