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아들 세금 납부 위해 먼저 돈 요구
월 300만원 상납받고 황금도장 수수
유영석 전 대표, PF 알선 대가 51억 수수
새마을금고 임직원 등 42명 적발…11명 구속기소
월 300만원 상납받고 황금도장 수수
유영석 전 대표, PF 알선 대가 51억 수수
새마을금고 임직원 등 42명 적발…11명 구속기소
[파이낸셜뉴스]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66)이 사모펀드 출자 등의 과정에서 2억5800만원 상당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올해 초 부터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금품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은 박 회장에게 현금 1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 류혁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와 유영석 전 아이스텀파트너스 대표 등 42명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24일 박차훈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동부지법은 방어권 보장과 범죄 일부 구속여건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박 회장은 2021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투자금을 유치한 유영석 전 아이스텀파트너스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을 수수하고 변호사 비용 5000만원을 대납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아이스텀파트너스는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자산운용사다. 류 대표는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기 전 유영석 전 대표와 약 5년 간 공동대표로 있었다.
검찰은 박 회장이 금품을 먼저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아들 2명에게 1억원대 증여세와 양도소득세가 각각 부과되자 류 대표에게 "아들 세금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유 대표에게 얘기해 1억원 정도 마련해봐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 비용도 박 회장이 먼저 요구한 정황이 확인됐다.
박 회장은 2021년 3월 중앙회장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상근이사 3명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매월 각 100만원씩, 합계 300만원을 상납받았고 2021년 12월 재선 이후에도 상납이 지속돼 총 78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경조사비, 직원·부녀회 격려금, 자신의 조카 축의금으로 쓰였다. 검찰은 박 회장이 새마을금고 자회사 대표이사를 임명하는 대가로 800만원 상당의 황금도장 2개를 수수한 사실도 확인했다.
박 회장에게 현금 1억원 등을 지급한 유 전 대표와 류 대표이사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유 전 대표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51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유리한 조건에 받을 수 있도록 알선한 대가로 5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대표는 부동산 개발업체 3곳으로부터 지인을 허위 직원으로 등재하거나 법인카드 등을 통해 총 1억6607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3000억원대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금을 유치해주는 대가로 자산운용업체 S사로부터 약 31억원을 수수한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 최모 부사장과 실제 출자를 실행한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최모 차장을 지난 6월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최 부사장은 박 회장 운전기사 출신이다. 지난 4월에는 PF 대출 수수료 40억원을 가족 명의 유령회사에 빼돌린 혐의를 받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전 차장 박모씨와 B 지점 전 여신팀장 노모씨를 구속기소하고 C 지점 여신팀장 오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회장을 비롯해 총 42명을 적발하고 이 중 11명을 구속기소했다. 새마을금고 임직원 12명을 적발해 5명을 구속기소하고 대출알선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증권사·은행·캐피탈사 임직원 8명 중 2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대출브로커 11명 중 4명이 구속기소됐고 금융회사 임·직원들에게 금품을 공여한 자산운용사·부동산시행업체 운영자 등 10명은 불구속기소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새마을금고 임·직원 및 브로커들의 범죄수익 약 150억원을 환수,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전무곤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제2금융권 중 유일하게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점이 있는 서민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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