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힘, 총선 전초전 부담에 고심
'尹 업은 김태우 vs 친명 지지 진교훈' 대결 되나
'尹 업은 김태우 vs 친명 지지 진교훈' 대결 되나
[파이낸셜뉴스] 10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22대 총선을 반년 앞두는 때라 이기는 당은 확실한 기선제압을 한 채 선거를 준비할 수 있게 되고, 지는 당은 위기론의 불씨를 안게 된다. 소수정당들의 경우 유의미한 득표를 얻은 당이 총선에서 제3당 지분을 차지할 가능성을 보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공산이 커진다. 얻을 수 있는 이득과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확실한 것이다. 베팅밖에 도리가 없는 소수정당들만 후보를 확정하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의 눈치를 보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애초 이 게임에서 빠지려 했다. 자당 소속 김태우 전 구청장이 실형을 받아 보선이 발생한 터라 명분이 부족해 이기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게임을 하지 않는대도 총선을 전초전부터 밀리고 시작하는 손해는 여전하다는 인식이 갈수록 커졌다.
마침 ‘공익제보자’라는 김 전 구청장의 스토리텔링은 부족한 명분을 쌓기에 충분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정치적 재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가진 김 전 구청장은 잃었던 임기를 이번 보선 승리를 통해 되찾을 것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맞상대인 국민의힘에 보궐선거 발생 책임이 있는 보선이라 당초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더구나 강서구는 민주당이 지역구 국회의원 3석 모두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텃밭’이라 충분히 자웅을 겨룰만한 지역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일단 원내1당 민주당의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기대감을 키웠고, 이로인해 출마하겠다는 사람들만 무려 13명에 달했다. 하지만 무주공산이라는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연고가 없는 이나 음주운전 등 전과가 있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이 때문에 선거의 아킬레스건인 후보의 도덕성과 관련해 여당 후보측에게 공격의 빌미를 내줄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검증위원회를 꾸려 걸러내려는 와중에 김 전 구청장이 등장한 것이다. 공익제보자로서 누명을 벗었다는 스토리텔링에다 사면을 통해 화려하게 재등장한 김 전 구청장 때문에 민주당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 폭로라는 스토리나 여권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은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에선 오히려 독이라는 당내 분석이 지배적이면서도 지난해 졌던 선거인 만큼 이번 보선에서 확실한 승산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이달 말이나 내달 초가 되면 각 당은 후보공천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선 국민의힘은 결국 보선 실시 원인 제공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있다. 대신 김 전 구청장이 무소속으로 나와 사실상 여권 후보로 나서는 그림이 그려진다. 여당 내부에선 판결 두 달 만에 사면을 받은 이례적인 등장은 여당 표의 쏠림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적지않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검증위 결론도 없이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렸다. 이를 두고 당 관계자는 “통상 절차”라면서도 “센놈이 나오면 우리도 센놈을 내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공관위 공모를 통해 친명(친 이재명 대표계) 강성의원 모임 ‘처럼회’의 적극 후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 공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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