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15일 종영한 엠넷 '퀸덤퍼즐'(연출 이연규, 이형진, 차예린)은 기존에 활동하던 걸그룹 멤버 또는 여성 아티스트들을 퍼즐처럼 맞추는 '퍼즐링'으로 최상의 조합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3, 4세대 걸그룹 멤버들이 총출동, 멤버들이 원팀이 돼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 프로젝트에는 모모랜드 출신 주이, 우주소녀 여름, 위키미키 엘리, 체리블렛 보라-지원-채린, 퍼플키스 유키, 하이키 리이나-휘서, 라잇썸 상아, 로켓펀치 쥬리-수윤-연희, 트리플에스 서연-지우, 위클리 수진-지한-소은-조아, 우아! 나나-우연, AOA 출신 도화, CLC 출신 예은, 러블리즈 출신 케이와 일본 그룹 NMB48 미루, BNK48 파이 등 총 2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 치열한 경쟁 끝에 휘서, 나나, 유키, 케이, 여름, 연희, 예은 등 7인이 프로젝트 그룹 엘즈업을 결성했다.
'퀸덤퍼즐'은 이전에 방송된 '퀸덤' 시리즈와는 다른 콘셉트다. 기존 '퀸덤' 시리즈가 아이돌 그룹들의 대결로 '팀 대항전'을 보여줬다면, '퀸덤퍼즐'은 기존에 데뷔한 아티스트로 새로운 그룹을 결성하는 '리부트' 성격을 띤다. 제작진은 확 달라진 기획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K팝 팬들에게 재발견된 아이돌도 많다.
하지만 '퀸덤퍼즐'은 무대의 완성도와 별개로 시청자들의 '픽'을 받지 못했다. 0.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1%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시청률이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아이돌 개개인의 매력을 보여주고 좋은 음악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며 '퀸덤퍼즐'의 성과를 유의미하게 바라봤다.
뉴스1은 24일 '퀸덤퍼즐'을 마친 이연규 PD, 이형진 PD, 차예린 PD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참가자 선정을 어떻게 했는지도 궁금하다.
▶(이연규)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주변 엠넷 PD들이 실력과 매력이 출중한 친구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고,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서사와 매력을 갖췄는지 알아야 하니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섭외했다. 이형진 PD도 '엠카운트다운' 메인 PD를 했다 보니 눈여겨본 친구들이 있더라.
-라붐 해인과 이채연이 경연을 열심히 준비하던 도중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후 두 사람의 방송분을 그대로 내보낸 이유가 있나.
▶(이연규) 우리도 고민을 했는데, 이 무대를 위해 두 아티스트가 준비한 과정이 있었고, 양측에서 다 녹화분이 방송에 나가는 것에 대해 동의해 담아낼 수 있었다.
-초반에 걸그룹 멤버들을 등급별로 1~4군으로 나눈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이런 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차예린) 제일 처음 진행한 '업 다운 배틀' 자체가 '과거의 성과를 내려놓고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펼쳐보자'는 취지였다. 과거 업적을 내려놓자고 말하려면 지표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등급 나누기 방식을 차용했다.
▶(이연규) '이런 기록들이 있지만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 보자'는 거였다. 하이키 휘서도 처음엔 4군이었지만 '업 다운 배틀'을 통해 1군의 능력치를 가졌다는 걸 증명했다. (편견을 깨고) '당신의 능력은 (기록보다) 위였다'라는 서사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
▶(이형진) 이런 상황에서 이 친구들이 얼마나 높게 올라갈 수 있는지, 그들의 탤런트와 자질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등급, 군은 이 안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휘자 자극적이라 더 부각된 것 같다.
-'퀸덤퍼즐'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아이돌은.
▶(이연규) 우아의 나나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퍼즐 한 조각'이라고 생각하는 친구였다. 나나는 모든 콘셉트를 다 소화하고, 무대 위에 있으면 아우라가 느껴진다. 또 나나가 힙합을 좋아하고 댄스도 잘 소화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른 조합의 그룹을 하면 또 다른 나나를 볼 수 있겠다 싶어 기대했는데 그 이상을 보여줬다.
▶(차예린) 케이다. 케이라고 하면 대중이 보통 떠올리는 건 러블리즈의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보컬이다. 그런데 '퀸덤퍼즐'의 '스냅' 무대부터 다른 이미지를 보여줬다. 뒤로 갈수록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음색 덕분에 존재감도 있었다.
▶(이형진) 한 명을 꼽기는 어렵지만, 인상 깊었던 친구는 로켓펀치의 연희다. 연희를 비롯한 로켓펀치 멤버들은 본인의 욕심을 건강하게 드러내더라. 이 친구들이 가수로서 가질 수 있는 욕심이나 간절함을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니 로켓펀치에게 호감을 느낀 시청자들도 많다. 무대도 잘 소화하고, 결과가 좋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퀸덤퍼즐'의 취지와도 잘 맞았다.
-탈락자 중 '이 친구는 꼭 대중이 주목해 주길 바란다'는 생각이 드는 이도 있나.
▶(차예린) 우아의 우연과 위키미키 엘리다. 두 사람은 의견도 적극적으로 내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았다. 그런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이형진) 체리블렛 지원. '잊지 말아 달라'는 마지막 소감이 찡했다. 그 친구가 능력이 좋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외모도 수려한데, 무대 소화력도 높다. 어느 조합에 들어가든 그 팀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친구다. 여기서는 아쉬운 결과를 얻었지만, 시청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위클리 지한도 기타를 활용한 무대를 할 때 완벽하게 준비해 와서 '이 친구는 진짜 대단하다' 싶었다.
▶(이연규) 위클리가 너무 좋았다. '애프터 스쿨'로 활동할 때부터 지켜보던 친구들이었는데, 이번에 지한, 조아, 수진, 소은이 참여해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줬다. 특히 지한은 보컬과 춤이 다 되는 올라운더로 내가 생각한 '육각형 아이돌'이고, 조아는 한 컷만 잡혀도 인상에 남을 정도로 개성이 있다. 또 무대를 보면 알겠지만 수진은 완벽한 공식 안에서 무대를 소화하고 팀을 상향평준화 시키는 멤버다.
-'퀸덤퍼즐'이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보나, 평가해보자면.
▶(이연규) 경력직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을 하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아이돌 포화 상태'에서 재능 있는 이들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펼쳤다고 본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아닌 방송 콘텐츠들을 보면 의외로 아이돌들은 게스트일 때가 많고, 이들이 주가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아이돌들이 무대의 주인공이 돼 빛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의미가 있었다. 또 이 무대를 통해 재발견된 친구들이 본 팀으로 다시 돌아가면, 그 팀이 또 조명받길 바라는 바람도 있다.
-차후 보이그룹 버전의 '킹덤퍼즐'도 볼 수 있을까.
▶(이연규)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이야기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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