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협해전' 주역 손녀 조윤선 하사, 파키스탄 출신 아널드 하사 '눈길'
[파이낸셜뉴스]
이들은 지난 6월 입영 후 군사이론교육을 비롯해 체력단련, 해상종합생존훈련, 야전교육, IBS(고무보트) 훈련, 전투행군 등 11주간의 강도 높은 부사관 양성 교육과정을 거쳤다.
이날 임관식에선 박수연 하사(법무)가 국방부장관상을 정호원(수송)·홍승우(특전) 하사가 해군참모총장상을 각각 받았다.
또 최지훈 하사(항공)가 해군기초군사교육단장상, 김성환 하사(갑판)가 해병대교육훈련단장상, 그리고 권휘근 하사(조타)가 주한미해군사령관상을 수상했다.
이날 임관한 신임 부사관 중엔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우리 해군 최초의 승전이었던 '대한해협해전'에서 백두산함 승조원으로 활약했던 고(故) 조경규 참전용사의 손녀가 해군 부사관이 됐다.
"대한해협해전 영웅인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의 응원이 있어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습니다" 이날 하사로 임관한 조서윤 하사가 그 주인공이다.
해군에 따르면 조 하사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매년 부친과 함께 대한해협해전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며 해군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조 하사의 부친도 해군으로 복무했다.
조 하사가 임관한 이날은 조경규 참전용사의 기일(2017년 8월 25일 작고)이기도 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조 하사는 "할아버지 기일에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뜻깊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할아버지를 비롯한 선배 전우들의 뜻을 이어 필승해군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널드 하사는 3세 무렵 부모와 함께 우리나라에 온 뒤 우리나라에서 초·중·고교를 마친 뒤 '대한민국 군인'이 되고자 2014년 귀화를 신청해 2018년 우리 국적을 취득했다. 그러나 당시엔 '병역법'상으론 귀화자는 입대할 수 없어 군인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로 유학을 갔던 아널드 하사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이 발발하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 사이 병역법 개정으로 귀화자도 입대가 가능해져 곧바로 해군 부사관에 도전했다.
그는 이번 부사관 교육훈련 중 무릎를 다치기도 했으나,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해 이날 임관식에서 해군교육사령관상을 받았다.
그는 "귀화자 신분으로 해군 부사관의 길을 걷기까지 많은 부담과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나 아니면 누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문장을 속으로 끝없이 되뇌며 충무공의 후예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대한민국 정예해군 부사관으로서 조국 해양수호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임 부사관들은 앞으로 교육사 예하 학교에서 특기별로 전문화된 보수교육을 받은 뒤 각 부대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은 신임 부사관들에게 "최첨단 함정과 무기체계들을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최고 군사전문가이자 미래 해양강군의 주인공으로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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