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실 경호처장 출석 요구에 與 불참
김현숙 장관 국회 왔으나 자취 감춰
野 여가위, 김 장관 질타에..해임건의안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25일 국회여성가족위원회 현안질의가 열렸지만 결국 반쪽짜리로 끝났다. 여야가 증인 채택을 두고 신경전을 거듭한 끝에 국민의힘이 불참했고, 이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끝내 여가위에 출석하지 않으면서다. 회의 시작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의 출석을 위해 여가부 대변인을 '추격'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날 여가위 회의는 오전 9시에 개회 예정이었으나 30여분 늦어졌다.
국민의힘은 전날(24일) 민주당이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증인으로 요구한 데 대해 반발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잼버리 책임을 현 정부에 돌리며 지나치게 정쟁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왔으나 '여야가 증인 채택을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취를 감췄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화장실에 있던 여가부 대변인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김 장관의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결국 회의는 민주당 소속 여가위 위원들만 참석한 채 시작됐다.
여가위 야당 간사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어제 밤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출석대상자 중에 경호처장을 제외하고 그들이 요구한 출석 대상자들에 대한 안을 받아들이면서까지도 협상을 했다"며 "오늘 잼버리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정상화하려고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책임있는 협상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오늘 이렇게 불참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을 향해선 "잼버리 행사에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국회와 국민의 부름에 응당 응해야 할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성실히 소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 의원은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과 관련해서도 "여가부 장관이 여성 폭력 관련 대책 마련 등 여가부가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직무유기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참고인이 합의되지 않으면 장관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며 "위원회가 안건을 정해서 출석을 요구하면 국회법 121조 3항에 따라서 장관은 출석해야 한다"고 짚었다.
여가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에서 잼버리 사태의 주된 책임이 여가부에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조직위의 설립인가, 종합계획 수립시행, 조직위 사무감사 감독, 조직위 사업계획에 예산승인, 그 다음에 조직위 전과, 파견승인요청 등은 여가부의 권한"이라며 "잼버리 특별법상 전라북도가 어떤 업무, 법적 지위와 권한을 가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여가부 폐지 명분 쌓기를 위해 잼버리를 의도적으로 파행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여가부에서 해임된 공무원들은 (김 장관이) '자폭했다'는 말을 한다"며 "장관이 능력이 부족하면 차관이라도 똘똘하게 대처를 해야 하는데 여가부에서 35년 정도 공직생활을 한 이기순 차관도 손을 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잠시 회의를 정회하고 여가부 장관 출석 요구의 건을 상정해 처리했으나 속개 후에도 김 장관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야당은 김 장관에 대해 잼버리 사태와 이날 회의 불참의 책임을 물어 여가위 차원에서 해임 건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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