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OTT 시리즈물 '마스크걸'과 '무빙'이 각자 다른 매력으로 안방극장 흥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극장가에 '바벤하이머'(영화 '오펜하이머'와 '바비'를 합친 말) 열풍이 있다면 OTT에서는 '무빙'과 '마스크걸'이 글로벌 차트 순위권에 오르며 한국 콘텐츠 흥행 쌍끌이에 나섰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극본 및 연출 김용훈/제작 본팩토리)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지난 18일 7부작 전편 공개됐다. '마스크걸' 주인공 김모미 역에 배우 고현정, 나나, 이한별이 분해 이례적인 '3인1역'을 시도했다.
지난 23일(한국시간) 넷플릭스가 매주 이용자들의 시청시간을 집계해 발표하는 '전세계 비영어권 톱 10 프로그램(쇼)' 주간차트에서 '마스크걸'은 공개 후 3일 만에 280만뷰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또한 국내를 비롯해 볼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혼두라스,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니카라과, 페루, 필리핀,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총 1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마스크걸'은 고현정, 나나, 이한별, 염혜란, 안재홍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1~3회에서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김모미는 신인 배우 이한별이, 4~6회에서 성형수술을 한 김모미는 나나가, 6, 7회 중년의 김모미는 고현정이 연기했다. 세 배우는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의 특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3명의 김모미를 완성했다. 또한 안재홍은 사회부적응자이자 오타쿠인 주오남을 생생하게 연기해 화제를 모았으며, 주오남 엄마인 김경자로 분한 염혜란 또한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마스크걸'이 그려낸 이야기는 짙은 여운도 안겼다. '마스크걸'은 선과 악 중간 지대에 있는 인물들을 강렬하게, 그리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김모미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다니는 비운의 인터넷 인기 BJ이며, 김경자는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이지만 그릇된 모성애로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안재홍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살인까지 감행하고, 박기훈(최다니엘 분)은 겉으로는 완벽한 팀장이지만 사실 사내 불륜에 자아도취된 캐릭터로 극 초반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이처럼 '마스크걸'은 인물의 양면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전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 박윤서/제작 콘텐츠미디어그룹 뉴)도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로 지난 9일 7개 에피소드 공개했다. 이후 매주 수요일 2개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있다. '무빙'은 동명의 원작 웹툰 강풀 작가와 '킹덤 시즌2'를 연출한 박인제 감독이 의기투합했으며,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 글로벌 흥행작의 제작진이 함께 만들어냈다. 배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류승범 등 톱배우들부터 라이징 배우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이 출연한다.
'무빙'은 공개 전부터 제작비 500억원 이상 들어간 텐트폴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고, 그간 시리즈 성적이 아쉬웠던 디즈니+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서 '무빙'은 2023년 34주차 디즈니+ TV쇼 월드와이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국내를 비롯해 방영되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대만 5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무빙'은 한국형 히어로물이 전세계 공감대를 유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비범한 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개개인 삶의 서사와 생활밀착형 액션이 만나 한국형 히어로물을 탄생시켰다. 세상을 구하겠다는 대의보다는 소중한 나의 가족을 위해 싸우는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무빙'이 기존 히어로물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미국 주간지 포브스는 '무빙'에 대해 "잘 실행된 액션신이 많은 슈퍼히어로 물임과 동시에 훌륭하게 발달된 감정적인 중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라며 "또한 세계로부터 자신의 아이를 지키려는 가슴 아픈 이야기임과 동시에 판타지적인 요소는 이야기가 지나치게 끈적해지는 것을 막는다"라고 평했다.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무빙'의 11개 에피소드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글로벌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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