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무인군도로 이뤄져 있는 천연생태계의 보고
【파이낸셜뉴스 여수=황태종 기자】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밀수'에 전남 여수 백도가 소개되면서 CG로 만든 듯한 그 아름다움에 '명불허전'이라는 평가와 함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여수시에 따르면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로 나뉘는데, 영화 '밀수'에서는 주로 하백도의 모습이 담겼다. 수면으로 솟구친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 등 하백도를 상징하는 풍경이 영화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 영화 중반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 일행이 2년 만에 만나 밀수를 벌였던 장소가 백도 앞바다다.
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인 백도는 여수시 삼산면 망망한 바다 위에 점점이 뿌려진 39개의 크고 작은 바위섬으로 이뤄진 무인군도로,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km쯤 떨어져 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존을 위해 지난 1979년 12월 11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7호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1987년부터 관광객은 물론이고 낚시꾼들도 섬에 들어갈 수 없어 원시적인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백도를 가까이에서 보는 순간 그 신비로움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백도는 다시 상백도와 하백도로 나뉘는데 상백도 수리섬에 있는 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3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백도의 중심 역할을 한다.
백도 안에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눈향나무 등 353종의 아열대 식물과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가마우지, 휘파람새, 팔색조 등 보기 힘든 30여종의 조류와 희귀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해양생물 또한 붉은 산호 등 170여종이 서식하고 있어 '남해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또 각시바위와 서방바위, 병풍바위, 곰바위 등 바위섬들마다 파도 위로 솟구쳐 올라 천태만상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거문도까지 가서 백도를 보지 못했다면 "안 간 것만 못하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거문도 절경의 절반 이상이 백도에 있기 때문이다.
백도는 거문도보다 여행할 기회가 적다. 기상 때문이다. 그래서 백도는 "하늘이 허락해야만 볼 수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백도란 지명에 대한 설도 여러 가지다.
전설에 따르면 옥황상제의 아들이 못된 짓을 해 아버지의 노여움을 받아 이 세상으로 내려왔지만, 용왕님의 딸에게 반해 풍류를 즐기며 세월을 보냈다. 시간이 흐른 뒤 옥황상제가 아들이 그리워 신하들을 보내 아들을 데려오게 하였으나, 신하들마저 돌아오지 않자 아들과 신하들을 벌주어 돌로 변하게 하였는데, 그것이 크고 작은 섬인 백도가 됐다고 전해진다.
혹자는 섬 전체의 봉우리가 백(百)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백도(白島)'라는 지명이 붙었다고도 하고,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흰빛을 띠고 있어 '백도'라 불리게 됐다고도 한다.
한편 여수에는 거문도와 벡도를 비롯해 총 365개(2022년 기준)의 섬이 있으며, 이중 유인도가 45개다.
특히 최근 들어 섬이 영토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관광·생태·문화 자원의 보고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그 가치가 제고됨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오는 2026년 여수에서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개최된다. 백도처럼 아름다운 세계의 섬과 국내 섬, 여수 365개의 섬들을 섬박람회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아울러 여수시는 각종 공모사업 추진은 물론 신규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는 등 본격 섬 가꾸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거문도의 경우 최근 '근대역사문화공간 활성화사업'과 'K관광 섬 육성'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총 4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K컬처와 관광이 융합된 세계적인 섬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통해 섬의 가치와 잠재력을 발견해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섬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면서 "관광객들에게는 여수의 아름다운 섬들이 힐링과 치유의 공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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