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육군사관학교가 문재인 정부시절 설치했던 홍범도·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등 독립운동가 5분의 흉상을 철거 또는 교내 다른 장소나 교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또 이회영 선생의 친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도 "일제가 민족 정기를 들어내려 했던 시도와 다름없다"며 이전 검토 소식에 분노했다.
이 광복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광초등, 서울대 법대 동기인 56년 절친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부친이자 지영미 질병청장의 시아버지다. 윤 대통령도 사석에서 이 회장을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27일 자신의 SNS에 흉상 철거 또는 이전의 이유 중 하나가 된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경력'과 관련해 "봉오동 전투의 영웅으로 당시로서는 불가피했던 소련 공산당 경력을 구실삼아 그분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한다고 연일 시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분은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이셨던 독립투사였고 박정희 대통령이래 김영삼 대통령까지 보수정권 내내 훈장도 추서하고 수십년간 노력 끝에 유해를 봉환, 대전 현충원에 안장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6·25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 출신도 아니고 그 전쟁에 가담했던 중공군 출신도 아닌데 왜 그런 문제가 이제 와서 논란이 되냐"면서 "역사논쟁, 이념논쟁을 하는 건 나쁘지는 않지만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는 반역사이자 매카시즘으로 오해를 받는다"며 "그건 아니니 그만들 하라"고 요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그렇게 하려면 홍범도 장군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1963년에 추서한 건국훈장을 폐지하는 게 맞다"며 "국가가 수여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누가 어떤 잣대로 평가해서 개별적인 망신을 줄 수 있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한편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경력을 언급했다.
흉상 철거 논란이 일자 육사 측은 "철거가 아니라 교내 다른 장소나 교외로 이전 방안을 검토하는 것뿐으로 흉상 이전이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