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절에 딸 주애 데리고 등장, 지난 5월 이후 공식석상 동행
-후계자 내정 평가와 정치적 효과노린 체제선전 모델 반론 맞서
-북한 미래세대 겨냥한 이데올로기적 기호, 주체혁명 위업의 계승자 부각
-미래세대의 안전 담보할 수단으로서 핵무기의 필요성 강조 의도라는 분석도
[파이낸셜뉴스]
-후계자 내정 평가와 정치적 효과노린 체제선전 모델 반론 맞서
-북한 미래세대 겨냥한 이데올로기적 기호, 주체혁명 위업의 계승자 부각
-미래세대의 안전 담보할 수단으로서 핵무기의 필요성 강조 의도라는 분석도
딸 주애 공식행사 동반한 김정은 속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공식 행사에 딸 주애를 데리고 나왔다. 지난 5월16일 김 위원장의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 현지지도 동행 이후 100여일 만이다. 그동안 탄도미사일 등 핵심 무기가 전시된 중요 행사는 물론 각종 크고 작은 주요 행사에 딸 주애를 동반하자 일각에선 첫 여성지도자 세습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온 게 사실이다. 다만 남성주의가 팽배한 북한내 사정과 김정은 위원장 체제가 공고한 북한내 권력 지형 등을 감안할때 주애로의 세습 포석이라는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 위원장이 전날 북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 연설에서 "얼마전에는 미국과 일본,《대한민국》깡패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하였다"는 김 위원장의 막말 발언을 보도했다.
김정은이 해군절에 해군 부대를 방문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후계구도 사전포석? or 김정은체제 결속 강화 차원?
특히 그의 해군사령부 방문에는 딸 주애를 비롯해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강순남 국방상 등이 동행해 주목을 끌고 있다.
주애가 공식석상에 가장 최근 등장한 것은 지난 5월 16일 김 총비서의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 현지지도에서다. 북한 관영선전매체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해군사령부에 도착했다"라고 언급했다.
주애의 등장 이후 북한 4대 세습의 후계자로 사실상 ‘내정’됐다는 주장과 함께 내부 체제결속을 공고히 하려는 정치적 효과를 노린 ‘체제 선전모델’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주애가 후계자로 ‘내정’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주요 근거로 ‘수령’에게만 사용하는 ‘존귀하신’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한 점과 지난 2월 8일 건군절 열병식에서 서열 5위 안의 최고위급 간부들이 주애를 ‘모셨다’는 점, 열병식 참가자들이 “김정은 결사옹위! 백두혈통 결사보위!”를 연호한 점 등을 꼽았다.
반면 통일연구원 오경섭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북한의 후계세습은 후계자가 완전하게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됐다”며 “김정은의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면, 자녀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는 4대세습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아직 어린 나이에 딸 주애의 통치자로서 소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힘들며 김 위원장이 아직 건재한 상황에서 조기에 후계를 내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상식적인 이유에서다.
MZ세대 안전 담보위한 북핵 정당화 수단 무게
2013년생으로 추정되는 김주애가 북한 공식석상에 처음 등장한건 지난해 11월 18일 김정은이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현지 지도하는 현장에서다. 당시 국내외 언론은 연일 주애에 관한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등장 때와 마찬가지로 주애의 옷차림과 가격표에까지 관심을 가질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일단 북한 입장에선 주애 홍보 그 자체로 지금까지 흥행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 나온다.
전문가 일각에선 주애의 등장을 북한의 미래세대, 즉 ‘주체혁명 위업 계승자’를 대표하는 이데올로기적 기호가 등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애 등장을 통해 미래의 자원인 젊은 세대들을 토대로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를 위해 청년 이미지를 결합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래세대의 표상으로 자신의 딸을 내세워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강화하면서 북한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할 수단으로서 핵무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백두혈통인 주애가 후계자냐, 체제 선전모델이냐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주민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영도자임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을 향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인민의 모습을 액면 그대로 평가해볼 때 김정은식 감성 통치전략은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