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북사업 하려고 한 건
경기도·대권주자 있었기 때문"
이재명 "김성태, 조폭 출신에
평판 나빠 접근 기피했다"
경기도·대권주자 있었기 때문"
이재명 "김성태, 조폭 출신에
평판 나빠 접근 기피했다"
■李 '대북송금' 피의자 전환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조만간 '대북송금 의혹'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될 전망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최근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오는 30일 출석을 요구했다.
검찰의 이 대표 소환은 이번이 5번째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번,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2번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달 17일에도 백현동 특혜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해 13시간 넘는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대북송금 수사가 이 대표를 겨누면서 양측은 소환 일정 단계부터 기 싸움을 벌였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통보 직후 "당무 등으로 전혀 시간을 낼 수 없다"며 24일 출석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유선과 서면으로 30일 출석을 요구했고, 그 일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양측은 일정을 조율해 소환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지난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요청으로 경기도가 추진했던 북한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 측에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김성태 "쌍방울 뒤 경기도"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경기도를 대신해 거액의 비용을 낸 배경에는 대북사업 등에 대한 특혜를 제공하겠다는 경기도의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당시 최종결재권자인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이 같은 '거래'를 알고 있었는지,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등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대북송금의 주체였던 김 전 회장도 이 대표의 연관성을 적극 인정했다. 김 전 회장은 법정에서 "쌍방울이 북한에서 제대로 (대북사업을) 해보고 싶었던 것은 저희 뒤엔 경기도가 있고 경기도 뒤에는 '대권주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부지사를 통해 방북 비용 지불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그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망한 소설 대북송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김성태는 조폭 출신에 평판이 나빠 만난 적도, 만날 생각도 없어 접근을 기피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20년 3월 쌍방울은 김성태와 도지사가 참석하는 마스크 10만장 전달식 개최를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며 "100억 뇌물 주고도 (김 전 회장과) 공식 만남이나 인증샷조차 못하는 사이라니, 줄거리가 너무 엉성하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25일에도 '수원지검표 오락가락 검찰 공소장'이라는 제목의 시각물을 올리며 검찰 수사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북송금 '사법방해' 수사 속도
검찰은 최근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재판이 연이어 파행한 것을 두고 제기된 이른바 '사법방해' 의혹 수사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북송금 재판이 변호인단 문제로 한 달 넘게 공전하는 상황이 이 전 부지사의 입을 막기 위한 시도인지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증거인멸 우려'가 영장 발부 사유가 될 수 있는 만큼,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검토 중인 검찰이 신병 확보 필요성에 대한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달 이 전 부지사의 부인 백모씨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백씨는 이 전 부지사를 대리해 오던 기존 변호인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했고,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이견을 보이면서 재판이 중단됐다. 이달 8일에도 이 전 부지사와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법인 덕수의 변호사가 출석해 검찰과 설전을 벌인 뒤 돌연 사임하면서 재판이 파행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2일 법정에서 "피고인(이 전 부지사)이 재판에서 진실을 진술하지 못하게 하려는 누군가의 조직적 사법방해가 아닌지 상당히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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