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전통문화 우습게 만들었다" 비난
강시 태권체조 제작·연출한 코치 자격 취소
강시 태권체조 제작·연출한 코치 자격 취소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태권도팀이 한국에서 열린 태권도 국제 품세대회에서 ‘강시 춤’을 췄다가 현지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성남시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한마당 축제에 참가한 중국의 태권도팀 ‘차이나엑스(CHINAX)’는 태권도에 강시 댄스 동작을 섞어 공연을 했다.
국기원과 성남시가 공동 주최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조직위원회가 주관한 이 축제는 체급별로 겨루기를 펼치는 태권도 대회가 아닌, 품새·격파·태권체조 등을 선보이는 문화 축제다.
7명으로 구성된 차이나엑스팀은 축제 당일 청나라 시대 의상을 입고 태권도 군무를 선보였다. 이들의 군무 중에는 중국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요괴인 강시처럼 양손을 쭉 뻗고 위아래로 흔들며 뛰는 동작이 포함돼 있었다.
차이나엑스팀은 태권 체조 시니어 해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팀의 지도자는 공포영화를 참고해 ‘강시 태권체조’를 스스로 제작·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이 펼쳐진 후 관중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지만 중국 현지 반응은 달랐다. 이들의 공연 영상이 중국 SNS에서 퍼지며 현지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우습게 만들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태권도협회는 차이나엑스가 소속된 광둥시 선전시의 ‘X-태권도관’에 대해 도장 설립 자격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또 회원 자격과 승급시험 고사장 자격과 대회 참가 자격도 박탈했으며, 강시 태권체조를 제작·연출한 체육관 코치는 지도자 자격이 취소됐다.
협회는 “구습을 널리 알리고 민족의 이미지를 추하게 묘사해 중화 문화를 모독하고 나쁜 영향을 끼쳤다”며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악질적이며, 큰 교훈을 줬다”며 “중국태권도협회의 업계 감독·관리와 문화 건설 방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태권도 업계 자격 심사와 감독·관리,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우수한 중화 전통문화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국 태권도관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조사와 개선 작업에 착수할 것을 예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