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 의식 변화’
‘결혼 긍정적’ 36.4%… 10년 전보다 20% 감소
남녀 모두 ‘결혼자금 부족’ 이유로
‘결혼 긍정적’ 36.4%… 10년 전보다 20% 감소
남녀 모두 ‘결혼자금 부족’ 이유로
[파이낸셜뉴스] 출생율이 1명을 밑도는 가운데 전 단계인 '부부'의 가능성도 계속해서 옅어지는 분위기다. 결혼에 긍정적인 청년의 비중은 3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10명 중 8명은 비혼 상태에서 동거하는 데 동의를, 10명 중 5명은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데 동의를 표하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 변화’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은 지난해 5월 기준 36.4%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12년(56.5%)보다 20.1%포인트(p)가 줄어든 수치다.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결혼자금 부족(33.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여성(26.4%)보다는 남성(40.9%)이 해당 이유를 많이 뽑았다. 결혼 필요성을 못 느낌(17.3%), 출산·양육 부담(11.0%), 고용 상태 불안정(10.2%), 결혼 상대 못 만남(9.7%) 등의 이유가 뒤따랐지만 남녀 모두 '돈'을 제 1순위 장애물로 꼽은 셈이다. 2순위로 꼽힌 이유도 '결혼 필요성 못느낌'으로 점차 청년들 사이에서 '결혼 무용론'이 떠오르는 추세다.
직업군으로 봐도 10년 전보다 ‘공기업’의 선호도가 부쩍 높아진 모습이다. 2021년 기준 선호 직장은 공기업(23.2%), 국가기관(20.8%), 대기업(20.2%)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국가기관(27.7%), 대기업(19.6%), 공기업(19.3%) 순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공무원보다 공기업의 인기가 더 좋아졌다.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청년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80.9%의 청년이 비혼 동거에 동의하고 있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19~24세가 동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며 미래 부부 숫자도 자연스레 감소가 예측된다. 출산 역시 비혼 상태에서도 가능하다고 봤다. 비혼 출산에 동의하는 청년 비중은 10년 전(29.8%)보다 9.8%p 올라 지난해 39.6%를 기록했다.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53.5%로 절반을 넘어섰다. 2018년 46.4%, 2020년 50.5% 등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여자(65.0%)가 남자(43.3%)보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았고, 연령계층이 낮을수록 비중이 높았다.
이 밖에도 이유가 있으면 이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보다는 여자가 13.6%p로 남자(9.0%p)보다 크게, 25~29세가 14.2%p로 다른 연령계층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재혼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4.7%로 10년 전(18.5%)보다 13.8%p가 줄었다. 더 이상 청년들에게 가정을 꾸리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지 못하는 셈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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