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트코인 거래량 4년 만에 최저, 올해 3월 대비 94% 감소
호황 이끌 촉매 부족, 장기적으로는 성장 전망
단기적으로 美 금융당국의 현물 ETF 주목, 장기적으로 반감기 신경 써야
호황 이끌 촉매 부족, 장기적으로는 성장 전망
단기적으로 美 금융당국의 현물 ETF 주목, 장기적으로 반감기 신경 써야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일일 거래 규모가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거래량을 띄울 촉매가 없다고 평가했다.
약 4년 만에 거래량 최저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8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의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퀀트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거래된 비트코인 숫자는 현물 약 7400개와 나머지 파생상품을 포함해 총 12만9307개였다. 지난 12일 거래량은 현물 7900개를 비롯해 총 11만2317개로 2018년 11월 10일 이후 가장 적었다. 당시 거래량은 현물 1만4300개를 포함해 총 8만8400개였다.
CNBC는 올해 비트코인 거래량이 지난 3월 일일 350만개 수준으로 고점을 찍었다며 현재 거래량이 당시보다 약 94% 줄었다고 지적했다.
CNBC는 그래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약 2만6000달러(약 3436만원) 수준으로 연초에 비하면 57%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해 5월 루나·테라 코인 폭락 사태로 크게 망가진 이후 같은해 11월 세계 2위 거래소였던 미국의 FTX가 파산하면서 또다시 무너졌다. 비트코인 시세는 올해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 3월 미국의 중소은행들이 연달아 붕괴하면서 위기를 겪었다. 지난 6월에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 금융당국으로부터 소송을 당하면서 덩달아 비트코인 시세도 추락했다.
크립토퀀트의 훌리오 모레노 조사부문 대표는 “시장이 하락장에 접어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했고, 그 결과 거래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거래소에서 지금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며 “시장이 호황을 맞는다면 거래량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CNBC는 미국 중소은행들의 연쇄 붕괴 사태가 지난 5월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탈했으며 아직 돌아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유동성이 매우 부족하여 여름 내내 시장이 정체되어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28일 보고서에서 “전반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새로운 촉매를 기다리며 굼뜬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내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시장을 반드시 하락장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새 호재들을 기다리며 당장 거래에 무관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현물 ETF 기대, 반감기 신경 써야
시장에서 기대하는 단기 호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가다. SEC는 현재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으로 선물 ETF를 파는 행위는 허용하고 있지만 현물 ETF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했으며 다른 자산운용사도 이에 동참했다.
현재 SEC는 총 8건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검토 중이며 다음달 초 심사 마감 기한이 몰려 있다. 다음달 1일은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ETF 트러스트’에 대한 심사 마감일이다. 같은달 2일에는 블랙록, 반에크, 위즈덤트리, 인베스코&갤럭시, 피델리티의 신청에 대한 심사가 마감된다. 발키리의 심사 마감은 4일이며 아크인베스트의 경우 심사 마감 기한을 연장하여 9월 안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생각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프로그램으로 생산할 때마다 약 4년 주기로 생산량이 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되었으며 이미 2번의 반감기를 겪었다. 다음 반감기는 2024년 4월 전후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생산량 감소와 함께 상승한다고 기대 중이다.
추가니는 단기적인 호재 보다는 새로운 시장 주기에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새로운 시장 주기를 따라 움직여야 진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조시 시글러 애널리스트는 “비록 단기적인 촉매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가상자산의 도입을 확신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대체적인 가치저장 수단으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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